또 쓰촨성 강진… 폐허가 된 세계유산 주자이거우

입력 2017-08-09 18:18 수정 2017-08-09 21:28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한 중국 쓰촨성의 주자이거우현 장자진에서 9일 새벽 군인들이 부서진 건물 잔해를 헤치며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지역에서 8일 밤 발생한 지진으로 최소 19명이 숨지고 247명이 부상했다고 중국 당국은 밝혔다. 신화뉴시스

중국 쓰촨성의 유명 관광지 주자이거우(九寨溝·구채구)에서 8일 강진이 발생해 19명이 숨지고 247명이 부상했다. 부상자 가운데 40명은 중상이라고 중국지진국은 9일 밝혔다. 다행히 한국 관광객은 큰 피해가 없었다.

8일 밤 9시11분(현지시간) 쓰촨성 아바주 주자이거우현에서 발생한 지진은 규모 7.0으로 강진이었지만 과거 강진에 비해 비교적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밤중이 아닌 데다 사전 지진경보로 주민들이 비교적 차분하게 대응했기 때문이다. 신경보는 “쓰촨성 일대에 지진 발생 40여초 전 지진경보가 발령됐다”고 전했다.

지진의 진앙 주변 20㎞ 내에 2만1000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었고, 특히 인근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지정된 주자이거우 국립공원이어서 지진 발생 당시 3만4000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체류 중이었다. 이번 지진으로 톈탕호텔이 일부 무너져 투숙객과 직원 등 2800여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쓰촨성 청두의 한국총영사관은 “99명의 한국인 단체관광객이 있었지만 대피 과정에서 경미한 부상을 입은 2명을 제외하고 모두 안전한 장소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규모 6.0 이상의 여진이 추가 발생할 수 있어 9일까지 관광객 전원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전날 밤 지진 발생 이후 이날 오전 10시17분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하는 등 3.0 이상 여진이 100여 차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바주는 지진 발생 직후 1급 비상대응 태세에 돌입하고 주변 의료·구조 인력을 긴급 투입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라”며 총력을 다해 신속히 구조작업을 벌일 것을 구조 당국에 지시했다. 리커창 총리도 국가재난대응위원회와 국무원 재난구조 지휘본부에 합동구조본부를 구성토록 했다. 지진으로 일부 지역에서 전기가 끊기고 통신에 장애가 발생했지만 대부분 복구됐다. 항공편과 열차편도 정상 운행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재난 당국은 주자이거우로 진입하는 도로를 봉쇄하고 정부 구호물자운송 등 재난구조차량 진입만 허용하고 있다.

중국 서부내륙에 있는 쓰촨성은 인도판과 유라시아판 지각의 경계 지역에서 멀지 않아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지난 100여년 동안 규모 5.0 이상이 163차례 발생했고, 규모 7.0 이상의 강진만 모두 8차례였다. 가장 피해가 컸던 것은 2008년 5월 원촨 대지진이다. 당시 규모 8.0 지진으로 8만60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부상자만 37만여명에 달했다. 2013년 4월 야안시 루산현에서도 규모 7.0의 지진으로 사망·실종자가 200명을 넘었다.

신화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원촨 대지진과 이번 지진의 연관은 없지만 모두 칭하이성의 바옌카라 지괴가 계속 동남 방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룽먼산 단층대와 충돌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주자이거우 지진 후 신장위구르자치구 보얼타라몽골자치주 징허현에서도 9일 오전 7시27분 규모 6.6의 지진이 발생해 중국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