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과 제조업 노동자는 남자 캐릭터, 서비스업 노동자는 앞치마를 입은 여자 캐릭터다. 날씬한 여성은 레이스가 달린 옷을 입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짓고 있지만, 뱃살이 나온 여성은 땀과 눈물을 흘리며 뛰고 있다(그림).
올해 공공기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홍보영상 이미지들이다. 남성과 여성의 고정관념을 조장하고, 외모지상주의와 편견을 강화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서울YWCA 양성평등 미디어 모니터회와 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여성가족부의 의뢰를 받아 20개 공공기관이 최근 2개월간 올린 1261건의 동영상과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12개 기관의 17개 홍보물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개선을 권고했다고 9일 밝혔다.
산업재해 예방 요율제를 설명하면서 건설·제조업은 남성, 서비스업은 여성의 직업인 것처럼 묘사한 A기관은 근로현장의 안전대책을 설명하는 동영상에서는 사장님은 남성, 주방 담당은 여성, 배달원은 남성으로 그리기도 했다. 여가부는 “성별에 따라 직업이 분리돼 있고 성 역할이 고정돼 있다는 편견을 가지게 한다”고 지적했다. B기관은 물 부족 문제를 알리는 홍보물에서 손가락을 입에 물고 어찌할 줄 모르는 캐릭터는 여성, 컴퓨터 앞에 앉아 여유 있게 문제를 해결하는 캐릭터는 남성으로 그렸다. C기관은 잘못된 다이어트 상식을 바로잡는다면서 날씬한 여성과 뱃살이 나온 여성을 극단적으로 대비해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여성이 자동차정비소에서 일하는 모습을 등장시켜 “여성의 주체성을 강조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숙진 여가부 차관은 “공공기관의 SNS는 파급력이 큰 만큼 성 역할 묘사에도 신중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사장은 男-주방은 女?”… 12개 공공기관 페북 홍보물 개선권고
입력 2017-08-10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