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검찰, 박찬주 대장 공관 등 5곳 압수수색

입력 2017-08-09 18:20 수정 2017-08-09 21:35
군 검찰이 9일 공관병에 대한 ‘갑질’ 의혹으로 형사입건된 박찬주(전 제2작전사령관) 육군 대장의 공관과 자택, 집무실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수사에 착수한 지 5일 만이다.

군 검찰은 이날 박 대장이 사용하던 대구 제2작전사령부 내 공관과 집무실, 경기도 용인과 충남 계룡시의 자택, 사령부 내 일부 사무실 등 5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군 검찰은 박 대장의 휴대전화와 수첩, 공관 비품, 집무실 서류, 사무실 장부 등 갑질 의혹과 관련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장과 부인 전모씨는 공관병에 대한 갑질 외에도 공관 냉장고 10대를 공금으로 구입한 의혹, 7군단장에서 육군 참모차장으로 이임할 당시 냉장고 등 공관 비품을 무단으로 가져간 의혹 등을 받고 있다. 군 검찰은 이런 의혹들을 폭넓게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박 대장은 전날 군 검찰에 출석해 약 16시간 동안 마라톤 조사를 받고 9일 오전 귀가했다. 그는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저로서는 그나마 이렇게 소명할 기회가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군 검찰 조사에서 “공관병에 대한 아내의 부당 대우를 구체적으로는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공관병들이 부인 전씨 때문에 힘들어 한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는 취지다.

박 대장은 지난해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부인의 공관병 갑질과 관련해 전화로 경고를 받은 뒤 부인에게 호통을 치고 한 달간 별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부인 전씨는 한 달간 용인 자택에 머물며 제2작전사령관 공관에는 발을 들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장은 자신이 골프 연습을 할 때 공관병에게 골프공을 줍도록 한 데 대해서는 대체로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국방부 감사에서도 사실로 확인됐다. 다만 이임 시 냉장고 등 공관 비품을 무단으로 가져갔다는 의혹은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전 청와대에서 김용우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한 신임 군 수뇌부 진급 및 보직신고를 받는 자리에서 장병 인권 개선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박 대장 사건에 대해 “과거에는 거의 관행적으로 되다시피 하는 일인데 이제는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며 “그런 면에서 관행적 문화에 대한 일신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