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분이 6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최고치다. 6·19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 규제가 한 차례 강화됐음에도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을 누르지 못했다. 투기지역 지정 등 더 강한 8·2 대책으로 향후 주택담보대출 축소가 예상되기는 하지만 신용대출로의 수요 이전 등 ‘풍선효과’도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7월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37조7000억원으로 한 달 새 6조7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11월(8조8000억원 증가) 이후 월별 증가폭으로는 최고치다. 가계부채 폭증기인 2015∼2016년 7월 평균 증가분 6조8000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한은은 “집단대출이 꾸준히 취급됐고, 주택 거래가 활발해 개별 주택담보대출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7월에 1만5000가구로 연중 최고 수준을 보였다.
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마이너스통장’ 같은 신용대출이 계속 늘고 있는 점도 걱정거리다. 신용대출 등이 모두 포함된 기타대출은 7월에 1조9000억원 늘어 6월 1조8000억원보다 증가폭을 키웠다. 한은은 “주택 관련 자금 수요가 있었다”고 파악했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으로 마이너스통장 개설이 쉬워진 여파도 있다. 지난 4월 케이뱅크가 영업을 시작한 이래 5월에는 기타대출이 2조5000억원까지 치솟았었다. 카카오뱅크 영업 개시가 지난달 27일이었고, 주택담보대출 억제로 대출 수요가 전이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8월 기타대출 급증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7월 은행 가계대출 증가 올 ‘최대’
입력 2017-08-09 1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