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NUGU)’가 배터리를 탑재한 이동형 기기로 변신했다. 무게는 가벼워지고 가격은 저렴해졌지만 서비스는 늘었다. 클라우드에 축적된 대화 건수가 1억3000만건을 넘어서며 ‘말귀 잘 알아듣는 기계’로 거듭나는 중이다.
SK텔레콤은 8일 이동형 AI 스피커 ‘누구 미니’를 공개했다. 누구 미니는 한 손에 들어올 정도로 작고 219g으로 가벼워졌다. 2000㎃h의 배터리가 내장돼 4시간 동안 전원을 연결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 충전 단자와 같은 마이크로 5핀 케이블로 충전 가능하다. 보조배터리로도 충전할 수 있어 외부 사용이 간편하다. 외부 오디오와 연결할 수 있는 단자도 탑재됐다.
누구 미니 출시에 맞춰 금융 정보, 영화 정보, 한영사전, 오디오북, 감성 대화 서비스 등 5가지 서비스도 추가됐다. 누구나 누구 미니를 통해 은행 지점의 대기고객 수를 확인하거나 대기표를 사전에 발급받을 수 있다. 근처 극장의 상영 정보를 확인하고, 예매 순위 등도 음성으로 확인 가능하다. 오디오북을 들을 수 있는 ‘오디언 서비스’는 누구 회원 전용 요금제로 쓸 수 있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기능도 강화돼 이용자가 ‘심심해’ ‘놀아줘’라고 하면 퀴즈나 농담, 운세 정보 등을 들려준다.
지난해 9월 출시된 누구는 누적 판매량 15만대를 넘어서며 인기몰이 중이다. SK텔레콤은 디바이스 수익보다 AI 플랫폼 확장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박영순 SK텔레콤 AI사업본부장은 “디바이스 자체 판매를 통한 이익보다는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미 가정에 누구 디바이스가 있더라도 개별 사용 니즈가 있기 때문에 수요는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거나 색상, 액세서리를 다양화할 예정이다. 음성만으로도 쇼핑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하거나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의 목소리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아리아’ ‘팅커벨’ 등 누구를 부르는 문구도 추가한다.
누구 미니 정가는 9만9000원이지만 출시를 기념해 3개월 동안 4만9900원에 판매한다. 11일부터 전국 SK텔레콤 공식 인증 대리점이나 11번가에서 구매할 수 있다. 한편 네이버는 AI 스피커 ‘웨이브(WAVE)’ 출시 이벤트를 연다. 11일 낮 12시부터 네이버뮤직 무제한 듣기 1년 이용권 구매 이용자들에게 선착순으로 웨이브를 제공한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 이젠 들고 다니세요
입력 2017-08-08 1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