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등 시설물의 내진성능 강화를 위해 설치한 구조물이 오히려 지진 발생 시 붕괴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국토교통부 등 25개 기관을 대상으로 주요 시설물의 재난대비 실태를 점검했다고 8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충북교육청 등 21개 교육청 및 교육지원청은 2014년부터 전국 각지의 학교 26곳을 대상으로 VES제진댐퍼 공법을 적용한 내진 보강공사를 실시했다. 국립서울현충원도 2015년 유품전시관에서 같은 공사를 했다. 사업비는 총 139억원이 들었다.
VES제진댐퍼는 건물에 고무패드를 설치해 지진 충격을 흡수토록 하는 공법이다. 하지만 감사원 확인 결과, 각 시설물에 설치된 고무패드가 지진 발생 시 충격을 줄이지 못하고 도리어 대들보를 파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댐퍼에 가해진 지진 충격이 나머지 건물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면서 “댐퍼 설치로 인해 공사 전보다 지진 안정성이 더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구조 검토를 부당하게 수행한 설계업체가 직접 건축물 안정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 이행토록 하라고 충북교육감 등 각 발주처 기관장에 통보했다. 업체가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손해배상을 청구토록 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학교 내진보강 구조물이 붕괴위험 높여
입력 2017-08-08 1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