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수 추모제’ 옥천군 혈세 투입 논란

입력 2017-08-08 18:57
박근혜 전 대통령의 어머니 육영수 여사 고향인 충북 옥천에서 열리는 그의 추모행사에 올해도 군비(郡費)가 지원돼 지역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8일 옥천군에 따르면 옥천군 애향회는 15일 옥천여성회관 광장에서 예년과 다름없이 육 여사 43주기 추모식을 개최한다.

추모식은 지역 기관·단체장과 종친 등 500여명이 참석해 헌화·분향, 추모공연 등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이 행사에 참석해 추도사를 했던 김영만 옥천군수는 참석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문제는 군이 민간 주도로 치러지는 추모식에 전체 비용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군은 이 행사에 2014년 142만원을 시작으로 2015년 200만원, 지난해 253만원을 지원했다. 군은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규모로 예산을 지원하는데 헌화용 꽃과 음식, 추모공연 등에 사용된다. 올해 추모식에 애향회가 부담하는 금액은 50만원(16.6%) 정도로 알려졌다. 애향회 관계자는 “고향 출신의 국모를 추모하는 순수한 행사”라며 “그동안 자비로 행사를 진행해오다 4∼5년 전부터 예산을 지원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역 시민단체 등의 시선은 곱지 않다. 오대성(49) 옥천군 노동조합협의회장은 “육 여사를 미화하고 우상화하는 행사에 혈세를 지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부당한 지원이 계속된다면 다른 시민단체와 연대해 강경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육 여사의 생일에 맞춰 열리는 탄신제에도 그동안 군에서 700만원의 예산이 지원됐는데 지난해 우상화 논란에 휩싸이면서 옥천군의회는 올해 탄신제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옥천=홍성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