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경찰청장과 강인철 전 광주지방경찰청장(현 중앙경찰학교장)의 진실 공방이 진흙탕 싸움으로 확대되고 있다. 강 전 청장은 이 청장으로부터 촛불집회를 폄훼하는 발언을 들었다고 8일 폭로했다. 오히려 강 전 청장이 ‘갑질’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강 전 청장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정확한 멘트는 기억나지 않지만, 지난해 11월 이 청장이 내게 전화를 해서 ‘지금 정부가 촛불로 무너질 것 같으냐’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또 “이 청장이 ‘내가 있는 한 촛불집회에 동조하는 건 안 된다’는 식으로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강 전 청장은 이 청장의 이 같은 발언이 당시 광주를 ‘민주화의 성지’로 표현한 광주경찰청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질책하고 삭제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이 강 전 청장의 사퇴를 압박하기 위해 신상털기식 감사를 하며 부하 직원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 전 청장이 현재 근무하고 있는 중앙경찰학교의 부속실장 A씨는 지난 6월 경찰청 감사관실로부터 관용차 운행 관련 의혹 등에 대해 감찰을 받았다. A씨는 “감사관실 직원이 내 휴대전화를 압수해 관용차 운행과 관련 없는 정보까지 들여다봤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 직원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고 직권을 남용했다며 지난달 초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했다.
강 전 청장에 대해선 부인이 의무경찰을 개인 운전기사처럼 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청은 감찰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하고 강 전 청장을 7일 국무총리 소속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경찰청 감사관실은 지난 6월 실시한 감찰과 관련, 같은 날 강 전 청장을 직권남용 및 수뢰 혐의로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수사의뢰했다.
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광주=민준화 성지”에 좌천?… 경찰 수뇌부 난데없는 진실공방
입력 2017-08-07 18:05 수정 2017-08-09 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