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복싱 영웅 “챔피언 벨트보다 평화”

입력 2017-08-07 19:01
중국과 인도군의 국경 대치 속에 복싱 대리전을 치르고 승리한 인도 선수가 중국 선수에게 챔피언 벨트를 주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5일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세계복싱기구(WBO) 슈퍼미들급 동양 챔피언 결정전에서 챔피언인 인도의 비젠더 싱(31)은 중국 신장위구르 출신의 도전자 줄리피카 마이마이티알리(23)에게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홍콩 명보는 싱이 경기 후 “챔피언 타이틀을 원치 않는다”며 “줄리피카에게 주겠다”고 말했다고 7일 보도했다. 싱은 “국경 사이의 긴장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는 평화의 메시지로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의 복싱 영웅인 싱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동메달리스트로 프로 데뷔 후 8전 8승 전승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7차례 KO승했다.

인도 사람들이 모두 인도와 중국의 평화를 바라는 싱의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유명 요가 지도자는 트위터에 “중국인들은 뭄바이에서 큰 패배를 맛봤다. 도클람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중국명 둥랑인 도클람은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지역으로 지난 6월 중국군이 이곳에 도로를 건설하면서 인도와 중국군의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싱의 제안에 대한 줄리피카 측의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중국 언론들은 이번 챔피언 결정전의 승패 결과도 보도하지 않고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