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첫날 출근한 김동연…내년 예산편성 직접 챙겨

입력 2017-08-07 18:40

김동연(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휴가 첫날인 7일 출근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오후 예산실 국장들로부터 내년도 예산 편성에 대한 중간보고를 받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휴가 첫날이지만 새 정부 첫 예산이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김 부총리는 오늘과 내일 연속으로 예산 업무를 챙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박춘섭 예산실장이 조달청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줄곧 직접 예산안을 챙겨왔다. 예산실 관계자는 “워낙 예산 전문가라 국과장 보고 때 사전 배경 설명 없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고,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간다”고 전했다.

김 부총리에게 이번 예산안은 큰 의미가 있다. 그는 내년 세제개편안과 ‘8.2 부동산대책’에서 잇따라 소외론이 불거지며 경제팀 컨트롤타워로서 체면을 구겼다. 자존심이 센 김 부총리는 스트레스와 과로에 결막염을 앓을 정도로 심한 마음고생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예산안은 김 부총리가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다. 실제 김 부총리는 자타가 공인하는 예산 전문가다. 1982년 공직입문 후 줄곧 예산관련 부서에 근무했다. 이명박정부 때인 2011년에는 기재부 예산실장을 역임했고,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3년에는 예산·재정 담당인 기재부 2차관을 지냈다. 김 부총리는 확장과 긴축 재정정책을 모두 섭렵했다. 김 부총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내년 예산편성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세입보다는 (내년 예산편성에서) 세출 구조조정을 어떻게 할지가 더 걱정”이라면서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공약이행에 필요한 178조원의 재원이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