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중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이 점유율 1위를 유지했으나 2위와의 격차는 크게 줄었다. 중국 내 경쟁 심화에 사드 보복까지 겹치면서 한국의 1위 자리가 위협받고 있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가 7일 발표한 ‘2017년 상반기 중국의 경제무역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수입시장에서 한국산 상품 비중은 9.4%로 1위를 고수했다. 2013년 일본을 제치고 중국 수입시장 정상에 오른 한국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한국은 2위와의 격차가 줄고, 점유율도 2015년 정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일본산 상품의 중국 내 비중은 8.9%로 한국과의 격차가 0.5% 포인트에 불과하다. 미국산 상품 비중 역시 8.7%로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1위 한국과 2위 일본과의 격차는 0.8% 포인트였다. 한국 상품 점유율은 2015년 10.4%를 기록한 이후 사드 보복이 시작된 2016년(10.0%)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 상반기에는 1위를 유지했지만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점유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한국이 상반기 전체로 보면 점유율 1위를 기록했지만 월별로는 3월 미국, 4·6월 일본에 밀려 2위로 내려앉기도 했다. 중국 수입시장 내 증감률을 봐도 한국은 상위 5위권 국가 중 유일하게 한 자릿수 증가에 그쳤다. 한국 상품 수입 증가율은 9.3%로, 일본(15.6%) 미국(19.8%)에 비해 낮았다. 반도체 시장 호황,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화학제품 수출액 증가 영향이 없었다면 점유율이 더욱 하락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한국의 자동차부품(-38.3%), 무선통신기기부품(-23.2%), 평판디스플레이(-8.1%)의 대중(對中)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감소했다.
올 하반기에도 반도체 시장 호황,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화학제품 가격 인상으로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지만 사드가 변수다. 심윤섭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 차장은 “한국이 여전히 중국 내 수입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사드 사태 장기화에 따른 수입선 대체, 중국의 원부자재 내부조달 정책 등으로 중국시장에서 한국 상품은 점점 어려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 하반기 중국 경제는 부동산과 인프라 등 고정자산투자가 약세로 전환되면서 ‘상고하저(上高下低)’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글=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중국 수입시장서 한국산 불안한 1위… 2위 日과 격차 줄어
입력 2017-08-08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