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한남동 삼성 자택’ 관리소 압수수색… 공사비 비리 수사

입력 2017-08-07 18:32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자택. 뉴시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7일 오전 서울 한남동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일가 자택 관리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자택 공사와 관련한 업무상 횡령 및 조세범처벌법 위반(세금계산서 미발급) 혐의 수사의 일환이다. 경찰은 7명의 수사관을 투입해 약 2시간30분 동안 압수수색을 벌였다.

삼성 측은 2008년 10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이 회장 가족 주택의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공사 업체에 정식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고 차명계좌에서 발행한 수표 등으로 대금을 지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월 말 A인테리어 업체를 세금 탈루 등 혐의로 압수수색하면서 이 회장 자택 공사비를 삼성물산 직원이 결제하는 등 불법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한 관리사무소가 이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자택을 관리하며 문제가 된 공사의 실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관리사무소에는 삼성 측 관계자들이 파견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관리사무소에서 보관하고 있는 자택 공사 및 회계자료 등을 확보해 혐의 사실을 확인한 뒤 공사비 처리에 관여한 회사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지난달 7일 서울 강서구 하늘길 대한항공 본사도 압수수색, 세무자료와 계약서 등을 확보했다. 대한항공은 2013년 5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조양호 회장의 서울 평창동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 가운데 상당 금액을 인천 영종도 호텔 신축 공사비에서 사용한 혐의(특경가법상 배임)를 받고 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