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따른 바다 수온 상승으로 연안 어패류 양식장에 비상이 걸렸다. 전국 지자체들은 피해를 최소하기 위해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7일 울산시 등 각 지자체에 따르면 울산 북구 정자 인근과 부산 청사포에서 포항 호미곶까지 ‘고수온주의보’가 내려졌다. 최근 열흘 동안 넙치 20만 마리가 폐사한 제주도에는 ‘고수온경보’가 내려졌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바닷물 온도가 섭씨 28도이거나 그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될 때 주의보를, 28도 이상이 사흘 이상 지속되면 경보를 발령한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양식하는 어류는 대부분 온대성이다. 수온이 높아지면 대사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면역력이 떨어져 작은 충격만으로도 떼죽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양식 어류에게 해수 온도 1도 상승은 육지 온도 10도 상승과 비슷한 충격을 주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 8월 초 바다 수온은 평년의 같은 기간 대비 2∼4도 높은 상태다. 현재 수온상승 추세를 감안하면 10일쯤엔 고수온 피해 우려 한계선인 28도 이상을 초과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에서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해양수산 폭염대응 예방대책’을 어민들에게 전달하는 등 수온 상승에 대비하고 있다. 울산은 각 구·군에 상황실을 가동하고 고수온이나 적조 피해를 보지 않도록 현장 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양식장 운영 어민들에게 액화산소 공급, 사료 투여 중단, 수온 상시 모니터링 등을 하도록 관계기관 협조 아래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이달 들어 양식장 6곳에서 도다리 넙치 등 3만6000마리가 폐사한 포항시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온 등 바다 정보를 휴대폰 문자메시지(SMS)로 어민들에게 전송하고 있다. 또 지난 4일부터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등과 합동으로 조사·지도반을 편성해 피해 현황 등을 살피고 있다.
경남도는 바다를 낀 시·군 양식어민들에게 ‘재해대책명령서’를 보내 액화산소 공급 등과 함께 차광막 설치 등 어장 관리 응급조치 의무를 강화하고 있다. 전남도도 각 지자체에 고온 현상이 보름 이상 지속하면 차광막을 설치하고, 수온이 갑자기 오를 시 양식장 어류를 다른 곳에 옮기도록 하는 등 고수온에 따른 양식장 관리를 철저히 해줄 것을 당부했다. 양식어류 폐사로 피해액이 7억원에 달하는 제주도 관계자는 “피해가 발생한 양식장은 물론 인근 양식장까지 방문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며 “어민들에게 수조별 수위를 낮추고 환수를 빠르게 해서 산소가 잘 공급되도록 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밝혔다.울산·포항·제주=조원일
김재산 주미령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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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도 펄펄 끓는다”… 양식장 초비상
입력 2017-08-08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