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6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회담을 갖고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 협상을 조기에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틸러슨 장관은 한국 정부의 사드(THAAD) 발사대 4기 추가 임시배치 결정을 “중대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마닐라를 찾은 한·미 외교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채택을 적극 환영하는 것으로 회담을 시작했다. 이어 미사일지침 개정 협정을 조속히 개시하는 데 뜻을 모았다고 배석했던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한·미 간 대북 공조가 한층 강화되는 분위기다.
두 장관은 또 북한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고 있다는 데 인식을 함께하고 굳건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는 데 뜻을 모았다.
중국도 북한을 압박했다. ARF에 참석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마닐라에서 이용호 북한 외무상과 회담을 갖고 “더 이상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고 중국 관영 인민망이 보도했다. 왕 부장은 ARF 회의장인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이 외무상과의 회담 뒤 취재진에게 “(북한에) 유엔 안보리의 신규 결의에 차분히 대응하라고 촉구했다”면서 “안보리와 국제사회의 기대에 어긋나는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압박에 추가 도발을 시사하며 반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논평에서 “미국이 얼빠진 장난질을 해대면서 우리 국가를 감히 건드리는 날에는 본토가 상상할 수 없는 불바다 속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특히 다음 달 9일 정권수립일(9·9절)을 전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4형’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6차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
마닐라=권지혜 기자, 조성은 기자 jhk@kmib.co.kr
韓·美 외교 “미사일 지침 조기 개정 협상” 中 “핵·미사일 더 실험 말라” 北에 촉구
입력 2017-08-07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