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에 초등교사 임용 확대를 요구하는 예비 교사들의 집단행동이 반발 여론에 직면했다. 교육 당국 책임인데 애먼 학생을 탓해선 곤란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6일 경인교대 대나무숲 페이스북을 보면 당혹스러움이 묻어난다. 한 3학년 학생은 “요 며칠 사이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욕을 먹어본 적 있나 싶을 정도”라면서 “화나고 억울한 것은 이해하지만 (중략) 더 이상 많은 사람을 적으로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고 썼다. 다른 게시물도 “공격성 제보가 많이 올라오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교대생들이 익명으로 쓰는 페이스북 ‘서울교대 대나무숲’에는 지난 3일 “서울이 적게 뽑으면 지방으로 가면 되지 않느냐는 글이 많은데 죽어도 시골은 싫다”는 글이 올라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실제 교대생이 쓴 글인지 의심스러운 글이었지만 “서울 밖으로 밀려나기 싫어서 그러느냐”는 비난이 폭주했다. 해당 계정은 폐쇄된 상태다.
경기도 고양에서 경찰 시험을 준비하는 권모(30)씨는 “대학에서 경찰 관련학과를 졸업하고 바늘구멍 시험에 도전하는데 우리도 시위하면 뽑아주는 건가. 치안 수요가 줄면 경찰도 적게 뽑아야 하듯 학생이 줄면 교사도 줄이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모(29)씨는 “학생수 감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교육 당국 책임인데 국가를 믿고 교대 들어간 학생에게 전가해선 곤란하고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급히 정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도 서울교대 2학년 신동욱 학보사 편집국장은 “안정적인 교원 수급정책을 바라는 학생의 목소리를 마치 정원을 늘리려는 데 목적을 둔 것 마냥 왜곡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서울교대생 시위에 “배부른 소리” “생떼” 비난 봇물
입력 2017-08-07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