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수교의 차량 통행을 막고 다리 위에 대형 모래사장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피서지로 제공하겠다던 서울시의 계획이 무산됐다.
서울시는 서울의 대표 여름축제인 ‘한강몽땅축제’의 하이라이트로 기대를 모았던 ‘잠수교바캉스’ 행사를 주관 업체 요청에 따라 취소한다고 6일 밝혔다.
잠수교바캉스는 올해 처음 시도되는 프로그램으로 잠수교 위에 560t 분량의 모래를 깐 뒤 파라솔과 선베드를 배치하고 공연도 열 계획이었다. 잠수교의 차량 통행을 3일간 전면 통제한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당초 7월 28∼30일로 예정됐지만 이 기간 집중호우가 예보됨에 따라 11∼13일로 연기한 바 있다.
시는 행사 연기에 따라 추가 비용이 발생했고, 잠수교 차량 통제에 대한 여론이 안 좋아 기업 협찬 유치에도 차질이 생기자 행사를 주관하는 민간업체가 취소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 예산으로 부족한 사업비를 충당할 수도 있겠으나 이 경우 민간업체에 대한 특혜 시비가 우려되고, 잠수교 교통통제에 대한 시민 반발도 예상보다 커 취소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서울시의 취소 결정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서울시가 준비 없이 잠수교 교통통제를 추진했다가 여론 반발이 커지자 즉흥적으로 취소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취소 발표를 하면서 민간업체가 주도하는 민간행사라는 점을 뒤늦게 공개한 것은 책임을 민간업체에 떠넘기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
윤성진 한강몽땅축제 총감독은 “27개 한강다리 중 하나를 막아서 시민들에게 한강을 색다르게 경험하게 해주려는 야심찬 기획이었는데 준비 부족, 여론 악화 등으로 무산돼 안타깝다”면서 “내년에는 제대로 준비해서 잠수교바캉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잠수교 바캉스’ 논란 속 끝내 무산
입력 2017-08-06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