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교회와 농촌 교회가 협력해 농촌 마을을 가꾸고 어르신들을 섬겼다. 농촌 교회가 마을 어르신을 돕기 위한 계획을 짰고 도시 교회 성도들은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며 ‘특별한 단기 봉사’를 펼쳤다.
부산 센텀장로교회(이효성 목사) 신자 81명은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경남 사천시 사남면 인근 11개 마을과 고성군 하이면 1개 마을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여기엔 경남 사천시 사남면 사촌교회(이종민 목사)의 ‘마을 가꾸기 프로젝트’가 발판이 됐다. 이 프로젝트는 2년 전 부임한 이종민 목사가 마을 주민을 섬기려는 차원에서 시작됐다. 사남면 일대 마을은 평균 연령이 75세 이상 노인들이 대부분이다. 방충망이 떨어지고 제초작업을 하고 싶어도 힘에 부쳐 할 수 없는 형편이다.
학생부터 노인까지 구성된 부산 센텀장로교회 봉사자들은 어르신 120여 가정의 방충망부터 수리, 교체했다. 방충망을 손보는 것은 어르신들의 ‘숙원 사업’이었다. 구멍 나고 낡은 방충망이 새것으로 교체되자 어르신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마을 길 옆으로 이어진 25m 길이의 콘크리트 벽에는 나무와 산, 마을을 소재로 한 풍경 벽화가 그려졌다. 벽화는 흰색 바탕에 초록과 남색이 주를 이뤘다. 봉사자들은 또 마을 곳곳을 다니며 방역소독 및 제초 작업에 나섰고 110여명의 어르신들을 위해 안마와 마사지, 말벗 되기 등을 제공했다. 마지막 날에는 마을 어르신 130여명을 사촌교회 앞마당으로 초청해 삼계탕을 대접했고 공연과 장기자랑, 복음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종민 목사는 “마을 가꾸기 프로젝트는 열악한 농촌 어르신을 돕기 위해 마련했다”며 “도시 교회 신자들이 봉사활동을 펼치면서 지역 주민들과 교감이 형성되고 복음을 전하는 기회도 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센텀장로교회 김정훈 부목사는 “국내 첫 아웃리치 봉사 현장을 찾던 중 사촌교회와 연결됐다”며 “마을 어르신들은 처음엔 경계의 눈빛을 보냈지만 봉사자들과 친해지면서 마음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마사지 봉사를 담당했던 이 교회 김정화 성도는 “처음엔 주저하던 마을 어르신들이 한 분 한 분 마사지를 받으며 좋아했다”며 “나중에는 안아주고 마당까지 나와 손을 흔들어 주셨다. 허리도 아프고 등에서 땀이 흘렀지만 감사하고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눈에 띄는 단기봉사 현장] 재능기부로 마을 길 ‘25m 벽화’ 피웠다
입력 2017-08-0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