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I급인 수달과 도시에서 함께 살 수 있을까. 인간 활동을 적절히 통제하고 물이 깨끗한 환경을 만든다면 불가능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전국의 수달 서식지를 조사해 3일 발표했다. 전국을 10㎞×10㎞ 크기의 1074개 지역으로 구분한 뒤 수달 서식지로 확인된 630개 지역을 분석했다. 수달이 생존할 수 있는 주요 조건은 수질과 교통량 등이었다. 물이 깨끗하고 조용한 농업·산림 지역이 최적의 서식지로 분석됐다. 수질을 판단하는 수소이온농도, 화학적 산소요구량, 암모니아성 질소 등의 수치가 낮을수록 수달의 개체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경북 봉화군과 전남 구례군이 가장 서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도시 지역에서도 수달 서식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대표적인 곳이 경남 진주와 경북 경산이다. 연구진은 “교통량 등 인위적 요소가 낮을수록 수달 분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주택밀도나 인구수 등은 수달 분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수달이 단순히 건물이나 도로가 많아서 살지 못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얼마나 이용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서울 한강에도 가끔 수달이 나타났다 사라지는데 이는 건축물 자체를 회피하는 게 아니란 걸 의미한다”며 “도시 지역이라도 물이 깨끗하고 인간 활동이 적절하게 통제되는 공간이 마련된다면 수달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앞으로 담비나 삵 등 다른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분포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수달, 도시서도 살 수 있다… “한강에도 가끔 나타나”
입력 2017-08-04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