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 아직 데뷔도 하기 전인데… “이미 대세”

입력 2017-08-04 05:03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탄생한 보이그룹 워너원. 이 팀은 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쇼케이스 성격의 콘서트 ‘쇼콘’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YMC엔터테인먼트 제공

보이그룹 ‘워너원(Wanna One)’을 아시는지. 아직 음반 한 장 발표한 적 없는 신인이니 중장년층에겐 생소한 이름이겠지만, 이 팀은 가요계 안팎을 들썩이게 만드는 ‘대세 그룹’으로 부상했다. 데뷔도 하지 않은 팀이 초대형 그룹으로 자리매김한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시작은 케이블 채널 Mnet이 선보인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였다. 지난 4∼7월 방영된 이 프로그램은 가수 연습생들이 데뷔의 기회를 거머쥐기 위해 실력을 겨루는 포맷이었다. 프로그램은 방송과 동시에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첫 방송 당시 1.6%로 집계된 시청률은 꾸준히 올라 최종회(11회)에서는 5.2%까지 치솟았다. 방송 기간 동안 포털 사이트 등에 게시된 프로그램 관련 영상들의 누적 조회 수는 총 5억건을 웃돌았다.

워너원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진 11인조 그룹이다. 이들 멤버는 방송 기간 내내 진행된 시청자 투표를 통해 가려졌다. 방송의 인기가 대단했던 만큼 이 팀은 결성과 동시에 신드롬을 일으켰다. 멤버들의 일거수일투족은 화제가 됐다. 맥주 교복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의 업체들과 광고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도 이어졌다.

특히 데뷔 음반 발표를 앞두고 이들을 향한 팬덤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워너원은 오는 7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음반 발매를 기념하는 공연을 여는데,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지난달 12∼13일 예매를 진행한 웹사이트엔 접속자가 몰리면서 잠시 서버가 다운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온라인에는 한때 800만원에 호가하는 암표까지 등장했었고, 현재도 이 공연의 암표는 무대와 가까운 좌석의 경우 100만∼2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데뷔 음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19일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했는데 선주문량이 벌써 50만장을 넘어섰다. 데뷔 음반의 제목은 ‘1×1=1(TO BE ONE)’. ‘투 비 원(TO BE ONE)’이라는 문구에는 멤버 11명이 정상을 향해 달려가겠다는 뜻이 녹아 있다. 앨범에는 ‘활활’ ‘에너제틱’ ‘나야 나’ 등 총 7곡이 담긴다.

그렇다면 워너원이 이처럼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주효했던 건 역시 방송의 힘이다. TV 프로그램을 통해 각 멤버의 팬덤은 결성 전부터 공고해진 상태였다. 올 상반기 빅뱅 엑소 방탄소년단 등 대형 보이그룹의 활동이 별로 없었던 점도 워너원 신드롬의 요인으로 꼽힌다. 워너원이 보이그룹 시장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생겼던 것이다.

김윤하 음악평론가는 “프로듀스 101 시즌2가 방송을 앞두고 있을 때부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선보일 팀이 엄청난 사랑을 받을 것이라는 건 예견됐던 부분”이라며 “워너원은 각 멤버의 인기가 대단한 만큼 데뷔 이후에도 꾸준히 정상급 인기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