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은 창업 초기인 1940년대부터 유산균 연구를 시작해 1959년 최초의 국산 유산균정장제 ‘비오비타’를 생산했다. 프로바이오틱스 연구는 설립자 고(故) 윤용구 회장에서 시작됐다. 윤 회장은 장 건강이 좋지 않았던 주변 사람들을 보며 유산균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관심을 가졌다. 그러던 중 1950년대 국립중앙공업연구소가 개최한 박람회에서 우연히 유산균 정보를 접하고 상용화에 나섰다.
초기 유산균 개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당시 유산균에 대한 인식 자체가 생소한 시절이었기에 유산균을 대량으로 배양할 수 있는 기술과 지식은 물론이거니와 장비나 자재도 부족했다. 유산균 연구와 실험 대부분이 윤 회장 사택 뒤뜰에서 이뤄졌고, 배양은 서울대 약학대학이나 중앙공업연구소 시설을 빌려 진행해야 했다. 당시 2년에 걸친 시도 끝에 활성유산균을 대량 배양하는 데 성공해고, 유산균정장제 ‘비오비타’ 제품화에 성공했다. 일동제약이 그동안 발견하고 개발한 프로바이오틱스만 3000여종에 달한다. 이들 프로바이오틱스 균주와 방대한 관련 데이터는 자체 종균은행 시설에 보관돼 다양한 연구와 제품 개발에 사용된다.
연구개발에서부터 원료 생산과 제품화, 유통 및 마케팅 등에 이르는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인프라를 보유한 것도 일동제약의 강점이다. 프로바이오틱스 전용공장을 만들고 연구개발·생산·마케팅 실무자들로 태스크포스(TF)팀을 둬 사업을 특화했다. 일동제약은 중앙연구소와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이노베이션파크 내에 프로바이오틱스 종균은행을 설립해 체계적으로 종균을 관리한다. 이를 통해 기존 균주 관리와 신규 자원 확보, 연구개발 업무 등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프로바이오틱스를 기능성 제품에 국한하지 않고 특정 질병 치료에 사용하는 의료용 소재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현재 아토피, 류마티스, 대장염, 치매 등 난치성 질환에 효과를 보이는 다양한 프로바이오틱스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토피 치료에 효과가 있는 기능성 프로바이틱스 ‘RHT-3201’ 개발에 성공해 특허 등록을 마쳤다. ‘RHT-3201’은 동물실험을 통해 중증도 아토피 상태에서 기존의 대표적인 치료약물인 스테로이드제와 동등 수준의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일동제약은 2013년 프로바이오틱스 4중코팅 기술 개발에 성공해 특허를 등록했다. 4중코팅 기술은 프로바이오틱스를 수용성폴리머, 히알루론산, 다공성입자, 단백질로 코팅한 것을 말한다. 이 기술은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했을 때 소화액 등 위장관 내의 다양한 환경요인으로부터 균을 보호해 장까지 살아가게 하고, 제품 유통이나 보관 중 발생하는 균 손실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현재 ‘지큐랩’ 등의 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일동제약은 작년 8월 자회사 일동바이오사언스를 설립하는 등 관련 사업을 전문화하고, 프로바이오틱스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송병기 기자
일동제약 ‘프로바이오틱스’ 70년 연구 대한민국 유산균 명가
입력 2017-08-06 2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