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의 말로… 제보 속출 ‘대장 부인’, 경찰 소환 ‘폭언 회장’

입력 2017-08-03 05:00
이장한 종근당 회장
■ “호출 전자팔찌도 채워”… 제보 속출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대장) 부부가 공관병에게 호출용 전자팔찌를 차게 하는 등 괴롭힘이 더 있었다는 추가 폭로가 나왔다. 공관병 갑질 의혹에 박 대장이 1일 전역 지원서를 제출했으나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2일 군인권센터는 지난달 31일 박 대장 부인 갑질 의혹 폭로 이후 공관에서 근무하던 병사들의 추가 피해 제보가 들어왔다며 2차, 3차 의혹 자료를 각각 내놓았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박 대장 부부는 공관병에게 전자팔찌를 차게 하고 공관에서 호출벨을 누르면 울리게 해 물 떠오기 등을 시켰다. 박 대장 부인은 공관병이 늦게 올라오면 “느려 터진 굼벵이”라고 하거나 “한번만 더 늦으면 영창에 보내겠다”는 폭언을 일삼았다고 한다. 2층으로 뛰어 올라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시 내려갔다가 뛰어 올라오라고 하거나 호출벨을 집어던진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 병사들은 공관 본채 화장실을 못 쓰게 하고, 별채 화장실을 가려고 하면 부인이 “휴대전화를 화장실에 숨겼냐”며 구박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일요일마다 공관병과 조리병을 교회에 나가도록 하고, 공관에 개인 골프장을 차려 공을 줍게 했다고도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국방부는 박 사령관에 대한 전역을 보류하고 형사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소환된 '상습 폭언' 이장한 "백번 사죄"

자신의 차를 몰던 운전기사에게 상습적으로 폭언하는 등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장한(65·사진) 종근당 회장이 2일 경찰에 출석하면서 국민에게 사과했다.

이 회장은 오전 9시58분쯤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로비에 굳은 표정으로 출석했다. 그는 "백번 사죄드린다. 저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과 국민 여러분께 용서를 구한다"며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또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운전기사 말고도 다른 폭언 피해자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회장은 "열심히 일하려고 노력했다"며 "그런 것은 조사에서 (밝히겠다)"고 말했다. 해당 운전기사에게 사과했느냐는 물음에는 "예"라고 짧게 답했다. 그는 처방 없이 발기부전 치료제를 선물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의사들에게 드린 것이기 때문에 (경찰에) 가서 진술하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운전기사에게 폭언을 하고 불법 운전을 지시한 혐의(강요)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달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결과는 저의 불찰에서 비롯됐다"며 "한없이 참담한 심정이다. 따끔한 질책과 비판 모두 겸허히 받아들이고 깊은 성찰과 자숙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