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막막했는데 주위의 도움으로 희망을 찾고 있습니다.”
지난달 16일 수마가 할퀴고 간 충북지역에 전국에서 달려온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십시일반 모인 성금과 구호물품도 큰 힘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마치 2007년 12월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했던 기름 유출 사고 후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123만명의 자원봉사자가 힘을 합쳐 어려움을 극복했던 일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 당시 도움을 받았던 태안군은 지난달 수해 발생 후 ‘현장출동재해재난봉사단’을 구성해 피해 지역에서 자원봉사활동을 벌였다.
2일 충북도에 따르면 그동안 민간인 2만1000여명, 군인 3만여명 등 7만4209명이 청주시, 괴산군 등에서 수해복구 자원봉사에 나섰다. 이들은 시름에 빠진 수재민을 위로하는 한편 폭우로 무너진 가옥과 침수된 농경지 등의 복구에 힘을 보탰다. 공무원들 역시 휴가도 미루고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한 채 시간만 나면 수해현장에 나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자체 및 지역사회의 장비지원도 수해 복구에 큰 힘이 됐다.
폭우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은 황사일(75·청주시 미원면)씨는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생각됐던 복구가 주위의 도움으로 보름 만에 마무리됐다”며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비닐하우스가 침수된 박황규(49·청주시 오송읍)씨도 “인근에 있던 제방 3곳이 무너져 물이 범람했고 오이와 호박을 재배하는 농가들의 피해가 심했다”며 “자신의 일처럼 도와준 지원봉사자들 덕분에 가을 작물 재배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괴산군 청천면에 위치한 복음의원 이승희(60) 원장은 수재민과 자원봉사자들의 크고 작은 부상을 무료로 치료해주고 있다. 이 원장은 “인대강화 주사와 항생제 등을 무료로 접종해주고 있다”며 “작지만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쁘고 수해복구가 끝날 때까지 의료지원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의 서원대학교는 침수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학교 기숙사를 무료로 개방했다. 2인 1실의 기숙사에서 임시로 거주하고 있는 수재민들은 학교의 따듯한 배려로 수해로 입은 상처를 극복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전국재해구호협회에 1일까지 접수된 수재의연금은 총 1만1952건, 23억8600만원에 달한다. 기업체, 기관·단체 등도 수해지역에 312건, 11억9400만원 상당의 구호물품을 전달해 수재민들의 아픔을 달랬다. 재해구호협회의 수해지역에 대한 모금 운동은 오는 18일까지 이어진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다시 핀 자원봉사 온정… 청주 수해도 씻었다
입력 2017-08-03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