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200억원대 중소기업 사주 아들이 살던 고급 오피스텔에서 마약과 주사기가 무더기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김모(37)씨를 추적 중이라고 2일 밝혔다. 중소기업 대표의 장남인 김씨는 히로뽕이 든 봉지와 주사기 170여개를 소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히로뽕과 주사기를 발견한 시점은 지난 6월 중순이다. 당시 회사 관계자들은 “해외로 출장 간다”고 했던 김씨가 1주일 넘게 연락이 되지 않자 오피스텔을 찾아간 뒤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김씨 오피스텔의 금고와 가방 등에서 히로뽕 가루가 든 봉지와 주사기 170여개를 찾았다. 이 중 70여개는 이미 사용하고 버려진 상태였다. 김씨 부친은 연매출 200억원대의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대형 리조트와 유통업체 등에 휴지 등 생활용품을 납품하는 회사다. 김씨는 벤츠와 BMW 등 외제 차량을 몰고 다녔다. 김씨 오피스텔은 강남권에서도 손꼽히는 고급 건물로 매매가격이 15억원대에 이른다. 복층구조로 아래층은 사무실로, 위층은 주거공간으로 사용했다.
경찰은 이곳에서 여러 명이 함께 마약 파티를 벌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에 착수했다. 오피스텔에서 발견된 주사기만 170여개에 이르는 데다 김씨가 평소 연예인들과도 친했다고 한다. 지인은 “워낙 주변에 연예인이 많았던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사용한 주사기의 DNA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다.
김씨는 6월 초부터 휴대전화를 끄고 잠적한 상태다. 김씨에 대한 고소장이 서울 광진경찰서에 접수된 시점과도 겹친다. 고소장을 제출한 이는 같이 대리석 수입 사업을 하려고 4억여원을 빌려줬는데 김씨가 이를 외화로 인출해 해외도박 자금으로 써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소인은 김씨가 외제차를 끌고 좋은 집에 살았기 때문에 믿고 돈을 보냈다고 말했다.
출입국 기록을 조회해 김씨가 국내에 머물고 있다고 파악한 경찰은 출국 금지하고 연고 위주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임주언 윤성민 기자 eon@kmib.co.kr
[단독] ‘잠적’ 中企 2세 오피스텔서 마약·주사기 쏟아져 나와
입력 2017-08-02 18:46 수정 2017-08-04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