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부진했던 2017 한국프로야구 서울 연고팀들이 무더위의 열기를 반기듯 후반기에 부쩍 힘을 내면서 지난해에 이어 동반 가을야구행을 노리고 있다.
두산 베어스는 최근 11경기에서 단 한 번만 패하며 순위를 2일 현재 3위까지 끌어올렸다. 전반기엔 지난 시즌 우승팀답지 않은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고 심판 금품 제공 사건이 터지면서 팀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본래의 강호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를 중심으로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 등 지난해 리그를 평정한 ‘판타스틱4’가 부활하면서 반전을 예감케하고 있다. 4명의 투수는 7월 두산이 거둔 14승(20경기) 중 9승을 책임져줬다. 특히 지난달 27일 kt 위즈전에서 외국인 투수 최다승(91승) 신기록을 세운 니퍼트는 최근 선발 4연승의 쾌투를 이어가며 지난해 최우수선수(MVP) 및 다승왕의 위용을 되찾았다. 좌완 에이스 장원준은 좌완 투수 중 두 번째로 개인 통산 120승 금자탑을 쌓았고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라는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LG는 타선 부진 등으로 전반기엔 5할 승률(41승 40패)에 턱걸이했다. 외국인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가 전반기 막판 부상으로 이탈해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노장 박용택과 2년차 신예 김대현이 투타 맹활약으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박용택은 이날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5타수 3안타를 기록하는 등 최근 5경기에서 22타수 11안타 2홈런 5타점 3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허프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4경기 선발로 나선 김대현은 이중 3승을 수확하며 선발진의 한축이 됐다. LG는 이날 10회 연장 접전 끝에 이천웅의 끝내기 2루타로 롯데에 5대 4 대역전승을 거뒀다.
넥센은 시즌 초 외국인 용병 농사가 실패하며 불안한 모습이었다. 최근에는 3할 타자 윤석민, 지난해 구원왕 김세현을 타 팀에 내주는 등 전력 누수도 있었다. 하지만 에이스 앤디 밴헤켄이 제 기량을 찾고 대체용병 제이크 브리검이 호투하며 팀의 안정세를 가져오고 있다. 밴헤켄은 1일 SK 와이번스전에서 12탈삼진을 뽑아내는 전성기 수준의 위력적 투구를 선보였다. 합류 초 들쭉날쭉하던 브리검은 완전히 한국 무대에 적응하며 7월에만 4승(1패)을 챙겼다. 여기에 3할 타율의 괴물루키 이정후, 김하성 등 젊은 선수들의 패기에다 이보근, 한현희 등 마무리 투수들도 점차 안정을 되찾으면서 순위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있다. 2일 SK와의 경기에서 넥센은 0-4로 뒤지다 김하성의 홈런 등에 힘입어 5대 4로 역전승했다. 한현희는 이틀 연속 퍼펙트 세이브를 기록했다. 넥센은 4위 LG를 0.5게임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한편 이날 한화 이글스는 670일 만에 감격 승을 올린 안영명의 호투에 힘입어 NC 다이노스를 6대 2로 격파했다. NC 나성범은 이날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타율을 0.3782로 끌어올려 KIA 타이거즈 김선빈(타율 0.3781)을 1모 차이로 누르고 타율 1위에 등극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프로야구] 서울 연고 3팀, 가을야구 티켓 노린다
입력 2017-08-03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