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매끄럽지 못했던 ‘부자증세’ 논의과정에 유감을 표했다. 김 부총리는 2일 세제개편안 브리핑에서 “(증세 문제와 관련해) 경위가 어찌됐든 간에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주고 예측 가능토록 하겠다는 원칙을 지키지 못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20일부터 급격하게 진행된 증세 추진과정을 두고 나온 발언이다. 당시 여당 출신인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이 갑작스럽게 증세 문제를 거론하고 나섰고, 여당 대표가 즉각 대기업·고소득자 증세안을 내놓으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청문회부터 줄곧 소득세와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은 없다고 공언했던 김 부총리는 머쓱해졌다. 결국 여당이 내놓은 증세안은 김 부총리가 수장인 기재부의 세제개편안에 고스란히 담겼다. 일각에서는 당·정·청 주요의사결정 과정에서 김 부총리가 소외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제기했다. 따라서 이번 유감 표명이 정책방향과 관련해 정부가 일관적이지 못했던 것에 대한 사과인 동시에 향후 정치권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김 부총리는 “저도 그렇고 여당과 청와대도 (정책논의 공론화 과정을) 좀 더 세련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이번에 느꼈다”고 말했다.세종=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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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세제개편안] 김동연 부총리 “매끄럽지 못했던 증세 논의과정 유감”
입력 2017-08-02 18:23 수정 2017-08-02 2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