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환자에게 가짜약 사기… 3억 가로채

입력 2017-08-02 18:47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말기암이나 난치병 환자들에게 “2, 3개월 안에 완치할 수 있는 산삼 줄기세포 신약이 있다”고 속여 수억원을 가로챈 혐의(보건범죄 특별조치법 위반)로 김모(56)씨 등 3명을 구속하고 공범 오모(4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13명의 환자에게 “산삼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 재생 신약이 있다”며 적게는 400만원, 많게는 7500만원씩을 받고 서울시내 유명 호텔 객실에서 주사를 놨다. 이는 진통제나 국소마취제, 비타민 등을 합성한 주사액이었다. 이들이 챙긴 돈은 3억원이 넘는다. 환자 2명은 치료 중 사망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한국에서는 불법이라 치료가 안 되니 베트남으로 가서 치료해주겠다”며 베트남 하노이 아파트에서 불법 의료행위를 하기도 했다.

주범 김씨는 과거에도 의사 행세를 하다 적발돼 집행유예기간이었다. 김씨는 환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자신이 국내 명문의대를 졸업했으며 필리핀 의대 박사학위를 받고 중국에서 중의학을 수료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모두 거짓말이었다.

이들의 범죄 행각은 범죄 수익금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내분이 일어나 경찰에게 알려졌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