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대가 결국 폐교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학생들은 인근 대학에 편입되고 의대 정원은 전북대와 원광대로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 남원 본교와 충남 아산캠퍼스를 두고 있는 서남대는 설립자인 이홍하(79)씨의 문어발식 대학 경영과 교비 횡령 등으로 부실대학의 대명사로 불려 왔다.
교육부는 서울시립대와 삼육대가 제출한 서남대 정상화 계획안을 반려키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서울시립대와 삼육학원이 제출한 정상화 방안은 서남대가 보유한 의대 정원을 가져오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두 대학 모두 설립자의 횡령액 330억원을 변제하는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고 의대 정원에만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년간 이어진 정상화 시도가 모두 실패한 만큼 남은 것은 폐교뿐이라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제 폐교 외에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며 “학생들은 인근 학교에 편입하면 되지만 교직원들은 어떻게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관심을 모았던 의대 문제는 도내에 있는 전북대와 원광대의 의대 정원을 늘리는 방식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지역 의료인 양성을 목적으로 사실상 지역별 쿼터제를 운영하고 있다. 다른 지역으로 의대 정원을 이관할 경우 전북 지역이 강력하게 반발한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그러나 전남 순천대나 목포대 등에서도 의대 설립을 오래전부터 추진하고 있었기 때문에 의대 정원을 둘러싼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과거 호남권 정치인들은 지역 의대 유치를 선거 공약으로 내걸고 서남대 의대가 폐과하면 의대 정원을 가져오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서남대는 2012년 이홍하 당시 이사장이 교비 100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교육부가 진행한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으며 재정이 더욱 악화됐다. 정부의 재정 지원이 막히자 신입생 충원율마저 50% 이하로 떨어져 폐교설이 나돌았다.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재단비리’ 서남대, 폐교 수순 밟는다
입력 2017-08-01 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