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기자-서윤경] 나사풀린 코레일 ‘안전불감증’

입력 2017-08-01 18:37

“바퀴가 빠진 것도 아닌데요.”

지난 30일 달리던 무궁화호 열차 창문으로 10㎏의 쇳덩이가 날아들었다. 쇳덩이는 서울 용산역을 출발해 영등포역을 거쳐 군포시를 지나던 바로 그 열차의 부품이었다. 이 쇳덩이로 유리창이 산산조각 나면서 승객 7명이 다쳤다.

다음 날 코레일은 “(해당 물체는) 기관차와 객차를 연결하는 부품이 탈락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품은 기관차와 객차를 연결하는 기기의 중심을 맞춰주는 장치(센터링)의 일부다.

열차는 차량 부품의 일부가 빠진 상태로 승객을 태운 채 시속 100㎞ 이상의 속도로 서대전까지 약 150㎞를 달렸다. ‘만약’이긴 하지만 이 쇳덩이가 주행에 영향을 줄 만한 중요 부품이었다면 어땠을까. 이를 지적하는 기자에게 코레일 관계자는 “부품이 떨어져 나갔더라도 운행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바퀴가 빠진 것도 아니고…”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코레일 측의 안전 불감증은 사고가 날 때마다 지적돼온 문제다. 지난 3월 인천 영종대교 부근에서 발생한 고속철도(KTX) 열차 사고 원인도 제대로 조여지지 않은 볼트로 인한 배터리 방전 때문이었다.

안전엔 무신경한 코레일이 최근 적극적으로 나선 일이 있다. 수서발 고속철도인 SRT를 운영하는 SR과 코레일의 통합 건이다. 통합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수시로 기자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국토교통부까지 코레일 측에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릴 정도였다.

코레일이 주장하는 통합 논리는 공공성 확보와 시설관리 등 인력 중복으로 발생하는 재원 낭비를 막자는 것이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돈 되는 노선을 SR과 나누기 싫다는 것이다. SRT 개통으로 경쟁체제가 되면서 국민 편익이 강화됐다는 사실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쇳덩이 사고 이후 인터넷에는 코레일을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안전 확보나 승객 편의보다는 자기 이익에만 치중하다보니 기차 부품까지 못 알아본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세종=서윤경 산업부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