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열차부품이 객실로 날아들다니 무서워 기차 타겠나

입력 2017-08-01 17:43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안전불감증이 도를 넘고 있다. 달리는 무궁화호 열차에 부품이 날아오는 가하면 KTX 열차 고장으로 해외여행객이 비행기를 놓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이번에도 정비 불량 등으로 추정되는 안전사고다.

지난 30일 서울발 여수행 무궁화호 열차에 날아든 무게 10㎏의 쇳덩어리가 사고 열차에서 떨어져나온 부품이라는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국토교통부는 “날아든 쇳덩어리는 열차부품 가운데 하나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정비 불량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당시 유리창은 산산조각났고 승객 7명이 유리 파편에 맞았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쇳덩어리에 직접 맞았더라면 자칫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였다. 다음 날에는 KTX 열차가 고장 나 디지털미디어시티역과 김포공항역 사이 선로에서 갑자기 멈췄다. 이 사고로 공항철도 운행이 1시간 넘게 지연됐고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여행객 20여명이 비행기를 결국 타지 못했다.

코레일의 이런 사고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4월에는 KTX 열차에서 부속품이 선로로 떨어져나가는 사고가 있었고 KTX 열차 고장으로 공항철도 열차 운행까지 지연·중단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코레일은 지난해 KTX 열차바퀴가 레일과 부딪혀 파임 현상이 생겼는데도 제대로 정비하지 않은 채 8만7916㎞를 운행했다가 적발됐다. 최근에는 KTX 특실을 일반실로 무단 개조해 국토부로부터 이행중지 명령을 받기도 했다.

코레일은 입만 열면 ‘안전은 철도의 핵심 가치이며 최우선 목표’라고 강조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사고를 보면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고속철이 아니라 고장철’이라는 비아냥을 깊이 새겨들어야 한다. 하루 15만명이 이용하는 KTX의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정부의 철저한 관리·감독과 코레일의 내부개혁이 뒤따라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