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안철수… 재기? 재충전?

입력 2017-07-31 18:05

안철수(얼굴) 전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제보 조작 사태로 맞았던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정치권에선 안 전 후보가 8월 27일 전당대회에 출마하며 재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안 전 후보의 이후 행보를 놓고 당내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안 전 후보는 지난 12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한 지 19일 만인 31일 당 회의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당의 공식 사과 입장 발표 자리에 동참했다. 안 전 후보는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관련해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고만 했다. 그는 “사과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온 자리”라며 말을 아꼈다. 안 전 후보 측은 “안 전 후보는 전대 출마 여부를 포함한 향후 거취를 놓고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국민의당 원외 지역위원장 109명은 안 전 후보의 전대 출마 요청문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반면 당내에선 “안 전 후보가 더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한 의원은 “이번 대선 패배의 최대 책임자인 안 전 후보가 다시 당의 전면에 나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의원은 “안 전 후보가 훗날을 도모하려면 정치적 재충전을 위한 시간을 더 갖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안 전 후보가 향후 거취를 거듭 고민하는 이유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새 정치’를 표방했던 그가 제보 조작 사건으로 입은 내상은 여전히 크다. 당을 추스르는 역할을 맡더라도 당장 당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뾰족한 수를 찾기도 쉽지 않다. 특히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재기 불능의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여당과 보수야당 사이에서 당 정체성을 드러내기 어려운 한계도 극복해야 한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