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화상회의 도입… 年 6억원 절감 효과

입력 2017-08-01 00:01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가 31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교단 사상 처음으로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가하면 예해주십시오.” “예.” “예.”

곽충환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이 참석자들의 의견을 묻자마자 참석자들로부터 가하다는 답이 나왔다. 하지만 방 안에서 답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소리는 내부에 비치된 큰 TV화면을 통해 흘러나왔다.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총회장실에서 31일 진행된 예장통합 총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풍경이다.

예장통합(총회장 이성희 목사)은 이날 국내 교단 중 처음으로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교통비와 식대 등을 포함해 연 6억여원인 회의비용을 절감하고 먼 거리를 오가야했던 참석자들의 고충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회의는 예장통합 부총회장 최기학 목사의 덕담으로 시작됐다. 최 부총회장은 “화상회의가 한국교회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며 “화상회의가 시간과 인력을 절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회의에 참석한 위원은 6명이었다. 위원인 장찬호(애능중앙교회) 목사는 전남 목포에서 하기연합수련회를 진행하면서도 화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었다.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정식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최초였지만 이미 사전 점검을 마친 참석자들은 자연스럽게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통해 안건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총회장실에서 회의에 참석한 전산홍보팀 이상원 과장은 예장통합 회의록을 화상회의 화면에 띄워 참석자들에게 내용을 설명했다. 참석자 한 명의 발언이 끝나면 바로 다음 참석자의 발언이 가능할 정도로 회의는 애로사항 없이 원활하게 진행됐다.

회의를 마친 뒤에는 화상회의 시스템에 대한 참석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울산에서 화상회의에 참석한 황인돈(서울 아름다운교회) 목사는 “영상 지체도 전혀 없고 참석자들의 말씀도 잘 들렸다”고 말했다. 김대용(해남중앙교회) 목사는 “그동안 회의를 한 번 하려면 하루 종일 왔다 갔다 하느라 고생해야 했는데 이런 좋은 시스템을 도입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스마트폰으로 봐서 그런지 회의록 원고가 조금 흐릿하게 보였는데 이것도 개선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곽 위원장은 “총회 소속 교회들이 전국에 산재해 있는데 회의 안건 하나를 처리하기 위해 한곳에 모여야 해 어려움이 많았다”며 화상회의 시스템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커뮤니케이션위원회는 화상회의의 법적 효력과 관련해 총회 회의법 규정에 대한 검토를 규칙부에 질의했고 “화상회의는 원칙적으로 가능하며 장로회 각 치리회 및 산하기관 등의 회의규칙을 개정하는 것으로 시행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예장통합은 다음 달 열릴 제102회 총회에 화상회의 관련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글·사진=이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