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로 촉발된 중국의 방한금지령(이하 금한령)으로 올해 상반기 중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했지만 지자체 등의 다변화 전략으로 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발사대 4기 임시 추가 배치를 발표하면서 ‘제2의 금한령 사태’가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1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1% 감소한 반면 중화권과 동남아 관광객은 각각 10.2%, 3.4% 증가했다. 실제 경기도의 경우 올 상반기 중국 관광객은 전년 대비 7만명 감소한 23만명에 그쳤지만 중화권과 동남아 관광객은 각각 35만명에서 38만명으로, 26만5000명에서 28만9000명으로 증가했다. 도가 해외시장 다변화를 위해 동남아·중화권 로드쇼 및 박람회에 14회 이상 참여하고 적극적으로 마이스(MICE, 국제회의·전시회·포상관광) 방문객 등을 유치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의 경우 박원순 시장이 아세안 외교로 관광객 다변화를 꾀하면서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고 있다. 시는 특히 동남아 관광객 증가를 토대로 관광의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이끈다는 복안이다. 강원도도 같은 기간 중국 등의 관광객은 큰 폭으로 줄었지만 비중화권과 동남아권 관광객이 대폭 늘어나면서 유커(중국 관광객·遊客)의 빈자리를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 28일 사드 발사대 4기 임시 추가 배치 방침이 발표되면서 업계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금한령이 다소 완화되는 상황에서 하반기 최대의 관광 대목으로 기대를 모았던 중국 국경절 연휴(10월 1∼8일) 특수마저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동안 사드 배치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던 대구의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대구시는 그동안 중국 외 중화권과 일본, 동남아 등지의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섰지만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대구지역을 찾은 해외 관광객은 대만을 제외하곤 모두 감소했다. 중국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동남아와 홍콩 등의 관광객도 줄었다.
경기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동남아, 인도 등을 중심으로 관광시장 다변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지만 사드 발사대 임시 추가 배치로 개별적으로 한국을 찾던 유커들의 발길마저 끊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수원·대구=김연균 최일영 기자 전국종합 ykkim@kmib.co.kr
사드 추가 배치… ‘제2 금한령’ 사태 우려
입력 2017-08-01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