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업종으로 꼽히던 패션과 식품 업계의 협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장수 식품 브랜드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디자인으로 고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패션 업계 요구와 오래된 브랜드 이미지를 젊게 바꾸려는 식품 업계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롯데제과는 LF의 여성복 브랜드 ‘질바이질스튜어트’와 손잡고 빙과 제품인 ‘죠스바’ 캐릭터를 활용한 의류 제품을 선보인다고 31일 밝혔다. 제품은 티셔츠와 셔츠, 블라우스 등 총 7종으로 출시된다. 한 입 베어 먹은 듯한 죠스바의 이미지를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의류 제품 곳곳에는 죠스바 상징인 회색과 진분홍색이 포인트로 활용됐다.
롯데제과는 죠스바 의류 제품을 시작으로 마가렛트, 빠다코코낫 등 인기 비스킷 브랜드를 활용한 2차 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LF 관계자는 “패션과 제과라는 업종을 뛰어넘는 이색 협업을 기획해 브랜드에 생동감을 불어넣고자 했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물산 패션부문 SPA(제조유통일괄)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국민 스낵’으로 불리는 새우깡을 활용한 협업 제품을 선보였다. 새우깡의 이미지를 그래픽으로 재해석해 ‘썸머 프렌즈’ 45개 아이템을 출시한 것이다. 티셔츠부터 드레스, 스커트, 파자마, 헤어밴드, 유리잔, 양말 등 카테고리도 다양하다. 썸머 프렌즈 아이템을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새우깡 패키지 모양의 쇼핑백에 제품을 담아주어 재미를 더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편집매장 ‘비이커’를 통해 초코파이와의 협업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패션 업계와 식품 업계 간 교류는 많지 않았다. 특히 패션 업계의 협업은 캐릭터 산업이나 뷰티 제품 등 디자인 요소가 강조되는 영역에 한정됐었다. 하지만 올해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하기 위해 친숙한 식품 브랜드와 손을 잡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 휠라는 빙그레 ‘메로나’를 활용해 메로나 고유의 연녹색을 제품에 녹여 만든 운동화를 출시해 인기를 끌었고 아디다스도 스프라이트와 협업을 진행했다.
식품 업계 역시 패션 업계와의 협업에 적극적이다. 장수 브랜드 특성상 고정 소비자들이 많아 새로움을 추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 있는 의류 브랜드와의 협업은 브랜드 이미지를 젊게 인식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실제로 패션 업계와 협업 대상인 식품 브랜드들은 모두 출시된 지 20년이 넘은 장수 브랜드다. 농심 새우깡은 1971년에 출시됐고 롯데제과 죠스바는 1983년, 빙그레 메로나는 1992년에 첫선을 보였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죠스바 블라우스, 새우깡 티셔츠… 옷, 과자 캐릭터 입었다
입력 2017-08-01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