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두 2t이상…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 속도, 킬체인·KAMD 등 ‘3축 체계’ 조기에 구축

입력 2017-07-31 05:00
송영무 국방부 장관(왼쪽)이 30일 수도권 영공방어의 핵심인 서울 인근 공군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포대를 방문해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북한 미사일 위협에 맞선 억제력을 확보하고 독자 대응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우리 군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북한 미사일에 대한 효과적인 방어체계 구축 및 강력한 보복타격 방안이 추진된다.

우선 한·미 양국은 우리 군의 미사일 성능 강화 문제를 논의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4형 발사 직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조속한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 협상 개시를 위해 미국과 협의하도록 지시했다. 미국 측도 협상 시작에 동의했다.

2012년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으로 우리 군이 개발 가능한 탄도미사일은 사거리 800㎞, 탄두 중량 500㎏ 이하로 제한돼 있다. 정부는 미사일 사거리 제한은 유지하되 탄두 중량을 2t 이상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탄두 중량 500㎏으로는 비행장 활주로 정도를 파괴할 수 있다. 탄두 중량이 1t에 달하면 지하 10∼20m의 벙커나 지하 핵시설도 파괴할 수 있다. 북한 전역에는 지하 군사시설이 700개 이상 구축돼 있다. 탄두 중량이 2t까지 늘어날 경우 군의 대북 억제력에 상당히 기여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군은 29일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 중인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와 비행, 목표물 타격 영상을 공개했다. 신형 탄도미사일은 동일 발사대에서 수초 이내 4발을 발사할 수 있어 단시간에 북한 핵·미사일 및 갱도, 진지 등을 파괴할 수 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한국형 3축 체계’의 조기 구축작업도 본격화한다. 3축 체계는 북한이 미사일 발사 징후를 보일 경우 선제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 북한 미사일을 방어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 북한의 미사일·핵 공격 시 대응하는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된다.

킬 체인과 관련해 군은 북한 도발 징후를 포착할 수 있는 인공위성 등 정찰자산 확보에 나서고 있다. 또 북한 전역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타우러스를 추가 도입하고, 사거리 800㎞의 신형 탄도미사일(현무-2C)을 올해 안에 실전배치할 예정이다.

KAMD 구축을 위한 개량형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과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개발 및 실전배치도 서두르고 있다. M-SAM은 2019년 실전배치될 전망이다. L-SAM 전력화 시기(2023년 예정)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KMPR 이행을 목표로 한 특수임무여단이 올해 말 창설되고, 이들을 북한 지역까지 운송하는 수단인 치누크 헬기(CH-47D) 성능 개량사업도 2년 앞당겨질 예정이다. 또 미사일 탄두 중량이 늘어나면 공격목표 달성이 쉬워져 KMPR 작전이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북한 미사일 발사 징후 포착과 관련, “문 대통령이 미사일 발사 이틀 전인 26일 관련 움직임을 보고받았고, 발사 임박 징후 역시 사전에 보고받았다”고 밝혔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