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바캉스 시즌이 돌아왔다. 속칭 ‘칠말팔초’, 여름휴가 최성수기다. 많은 사람들이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 휴가 길에 오르고 있다.
올해의 경우 내리쬐는 햇빛, 숨 막히는 더위가 시작된 것은 그 이전부터다. 불규칙적인 국지성 호우로 인해 습도까지 높은 탓인지 많은 이들이 벌써부터 시원한 물놀이와 레저 활동을 즐기고 있다.
이 때 절대 간과하면 안 될 게 있다. 급성 허리디스크 등 휴가 뒤 찾아올 복병이다.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은 “쉬려고 떠난 휴가지에서 오히려 질병을 얻어오는 경우가 있다”면서 “기다리고 기다리던 여름휴가를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는 철저한 계획과 꼼꼼한 준비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자칫 휴가 분위기에 휩쓸리다 척추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휴가를 갈 때
국내여행을 갈 때는 직접 운전을 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 장시간 운전은 척추건강에 직접적으로 무리를 주게 되는 대표적인 행동이다.
우리의 허리는 서 있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두 배 이상의 하중이 걸린다. 장거리 또는 장시간 운전 시 엉덩이와 허리를 좌석 깊숙이 밀착시켜 앉는 자세가 좋다.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이 줄어들어서다.
등받이 각도는 100∼110도 정도가 좋다. 보조 등받이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아무리 바른 자세로 운전해도 운전 시간이 길어지면 허리와 어깨 근육은 경직되기 쉽다. 1∼2시간 운전한 뒤 차 밖으로 나와 가볍게 기지개를 켜거나 범퍼에 한쪽 다리를 올려놓고 상체를 다리 쪽으로 굽혀주는 자세로 허리 근육이 뭉치지 않게 해준다.
휴가지에선
휴가철에는 해수욕장이나 강을 찾아 수상 레저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많다.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제트스키, 바나나보트 등이다.
짜릿한 속도감을 즐기다보면 핸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자기도 모르게 팔에 힘이 들어갈 수 있다. 물놀이 후 근육통이 생기는 이유다.
수상 레저 활동은 또한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힘만큼 허리를 뒤로 젖히며 버텨야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허리에 무리한 자극이 가해질 수 있다.
부상 예방을 위해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평소 쓰지 않던 근육과 관절을 이완시켜주는 것이 좋다.
다양한 놀이기구와 온천수 등이 있는 워터파크는 남녀노소 관계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간이지만 뜻밖의 부상위험이 높은 곳이기도 하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자가 넘어지면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낙상예방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압박골절은 서로 간격을 유지하며 맞물려 있어야 할 척추 뼈가 부서져 납작하게 내려앉아 요통을 유발하는 병이다.
휴가 갔다 온 뒤
휴가 중 척추에 쌓인 피로와 근육긴장을 풀려면 귀가 후 ‘완충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피곤하다고 잠을 자거나 누워만 지내는 것은 금물. 수면 시간은 평소보다 1∼2시간 정도 늘리는 것으로 충분하다.
휴가 후 목이나 허리에 통증이 있다면 일단 온찜질로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것이 좋다.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통증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뜨거운 물수건이나 샤워기를 이용해 마사지를 하거나,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그는 방법이 권장된다.
스트레칭 역시 척추 주변의 인대와 경직된 근육을 푸는데 도움이 된다. 휴가 후 일주일 이상은 규칙적으로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고 병원장은 “특히 오랜 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사무직이나 장시간 운전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 시간에 한 번씩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펴주는 동작이라도 규칙적으로 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글=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삽화=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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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8-01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