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가동률 냉골… 금융위기 이후 최저
올 2분기(4∼6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수출경기 회복으로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로 올린 것과 상반되는 현상이다. 반도체 등 일부 수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업종과 달리 조선·섬유업 등 상당수 제조업이 구조적인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국내 제조업의 평균 가동률은 71.6%에 그쳤다. 1분기(72.8%)보다 1.2% 포인트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2009년 1분기(66.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제조업의 생산능력 대비 실제 생산이 얼마나 활발하게 이뤄지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가동률이 낮다는 것은 국내 공장들이 그만큼 할 일이 없다는 얘기다. 경제 활력이 떨어졌음을 뜻한다.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 역할을 해왔던 제조업의 평균 가동률은 2011년 3분기 80.9%를 기록한 이후 한 번도 80%대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저성장 흐름이 굳어지면서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에 있다. 반도체 등 일부 수출 주력 업종이 호황을 보이는 것과 달리 제조업 상당수는 중국의 저가 공세, 기술 발전 등으로 침체기를 걷고 있다.
실제 제조업 전체 생산능력지수가 2분기 112.8을 기록했는데 반도체는 256.5에 달한 반면 대규모 구조조정 중인 조선업을 포함한 기타 운송장비업종은 105.1에 불과했다. 자동차·트레일러업종(99.6)과 섬유제품 제조업(92.8)은 7년 전 수준에도 못 미칠 정도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일자리도 양극화… 조선 20%↓ 반도체 2%↑
올해 하반기 조선업 일자리는 1년 전보다 20% 넘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출 여건이 좋아진 반도체를 비롯해 기계업종 등에서 소폭이나마 일자리가 늘어날 전망이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자리 상황은 양극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은 30일 기계·전자·조선 등 8개 주력 제조업과 건설·금융보험업 등 총 10개 업종에 대한 '2017년 하반기 일자리 전망'을 발표했다. 일자리 수 증감이 가장 큰 업종은 조선업이었다. 올해 하반기 조선업 일자리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3만3000개(20.2%)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고용정보원은 "세계 경기 둔화, 선박 공급 과잉 등으로 조선업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지난해 수주 급감에 따른 일감 절벽과 구조조정이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섬유업종도 올해 하반기 일자리 개수가 1년 전보다 3000개(1.7%)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섬유업은 중국의 저가 공세 등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화돼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타면서 수출 호황에 접어든 반도체 업종의 일자리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2.5%(3000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제조공장인 삼성전자 평택공장 가동 등으로 반도체 장비와 재료 산업도 함께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됐다. 기계업종도 미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 등으로 대외 설비투자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자리가 1.8% 정도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고용정보원은 건설업의 경우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 등에도 불구하고 건설투자 증가세가 이어진 덕분에 올해 하반기 일자리가 1년 전보다 2.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아직 차가운 ‘윗목 경기’… 제조업 가동률 최저, 일자리 양극화 극심
입력 2017-07-31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