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엘 클라시코’까지… 축구, 미국을 뒤흔들다

입력 2017-07-31 05:04
3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 축구클럽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2017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경기에서 한 남성팬(오른쪽)이 피켓을 든 채 리오넬 메시를 응원하고 있다. AP뉴시스

농구와 야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가 4대 스포츠인 미국이 때아닌 축구 열풍에 휩싸여 있다. 열풍의 근원지는 바로 2017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 세계 최고 축구클럽들이 프리시즌을 맞아 참가한 ICC가 이달 미국 각지에서 열리자 고급축구에 목마른 미국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채우면서 기대 이상의 흥행을 기록하고 있다.

3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하드록 스타디움. 미식축구(NFL) 마이애미 돌핀스의 홈구장인 이곳에는 6만6014명의 관중이 경기 시작 전부터 파도타기 응원을 펼치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스페인 명문클럽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는 사상 최초로 미국에서 ‘엘 클라시코’를 펼쳤다. 바르셀로나는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 등 MSN 트리오가 모두 출격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휴식 차원에서 대회에 불참했지만 카림 벤제마, 가레스 베일이 미국 팬들 앞에서 명품 축구를 선보였다.

두 팀은 1982년 베네수엘라 바르키시메토에서 열린 베네수엘라컵 3∼4위전 이후 35년 만에 스페인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격돌했다. 이 경기는 대회 시작 전부터 ‘엘 클라시코 마이애미’로 불리며 미국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하프타임에는 미국의 라틴계 팝스타 마크 앤서니가 무대를 꾸미며 흥을 돋웠다.

단순히 엘 클라시코만 주목받은 건 아니다. 지난 21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NRT스타디움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맨체스터 더비’가 열렸다. 이 역시 사상 최초로 영국 밖에서 열린 두 팀의 맞대결이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7만여명의 관중이 찾아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경기장 밖도 예외는 아니었다. NFL 휴스턴 텍슨스의 치어리더들이 장외에서 화려한 퍼포먼스와 함께 응원전을 열어 대회 분위기는 한층 더 달아올랐다.

지난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맞대결에는 9만3098명이 방문했다. 축구 경기로는 경기장 역대 최다 관중수를 기록했다. 같은 날 열린 바르셀로나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에도 8만162명이 관중석을 가득 메웠다.

한편 메시와 이반 라키티치, 헤라르드 피케가 차례로 골문을 연 바르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를 3대 2로 꺾었다. 이날 미국 내슈빌 닛산스타디움에서는 맨체스터 시티가 존 스톤스와 라힘 스털링, 브라힘 디아즈의 골에 힘입어 토트넘 홋스퍼를 3대 0으로 물리쳤다.

박구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