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왜 심야에 내륙 숲속서 발사했나… ‘기습 타격력’ 과시

입력 2017-07-31 05:00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8일 밤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4형 발사에 앞서 이동식발사대(TEL) 앞에서 미사일을 지켜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 사정권 안에 있다는 게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의 ‘화성 14형’ 2차 시험발사는 여러 측면에서 과거 미사일 시험발사와 차이가 크다. 기존 패턴을 깨트려 기습 효과를 극대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28일 오후 11시41분 내륙지역인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화성 14형을 발사했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발사장과 근접한 곳에 나무가 우거진 모습도 보인다. 화창한 날을 골라 이른 아침에 탁 트인 평지나 해안가에서 쏘던 기존 패턴과 차이가 있다. 시야가 어둡거나 날씨가 좋지 않아도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을 만큼 기술적 신뢰성을 확보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다.

특히 자강도에는 북한 전략군의 장거리미사일 기지가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화성 14형의 실전배치가 임박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30일 “화성 14형이 실전배치된다면 기지는 자강도에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은 발사 수일 전부터 북한이 평안북도 구성시 일대에서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정황이 보인다고 보도해 왔다. 북한이 구성에서 이동식발사대(TEL)의 움직임을 노출한 뒤 실제 발사는 다른 곳에서 하는 ‘성동격서’ 전략을 썼다는 분석도 있다.

조성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