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상장사의 수출 실적이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주력 업종인 전자·철강·화학이 반등을 이끌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13년부터 올 1분기까지 10대 그룹 비금융 상장사 47개 기업의 수출 실적을 분석한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10대 그룹 상장사의 수출액은 2013년 571조원에서 지난해 542조8000억원까지 떨어지며 부진했다. 3년 동안 4.9% 하락했다.
하지만 올 1분기에는 수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4.8% 늘어난 134조1000억원을 기록하며 흐름을 뒤집었다.
1분기 5대 수출업종 가운데 화학의 경우 수출액이 24.0% 증가했고 철강·전자는 각각 15.7%, 6.0% 증가했다. 반면 조선은 12.5% 감소했다. 업종별 수출기여율을 보면 전자가 65.3%로 가장 높았고 철강 및 금속(24.0%)과 화학(21.0%)이 뒤를 이었다.
수출물량 증가보다 수출단가 상승이 수출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1분기 전체 수출 물량이 4.3% 오른 데 그친 반면 수출단가는 10% 뛰었다는 얘기다. 유가가 약세로 접어들면 세계경제 회복세가 둔화되고 수출단가가 다시 떨어지면서 수출 실적이 움츠러들기 쉽다.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통상 환경이 변수다. 한경연은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올 1분기 수출이 증가했지만 안심할 수 없다”며 “각국의 보호무역 조치 강화와 한·미 FTA 재협상 등으로 통상 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수출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수출 경쟁력을 확보해 현재의 수출 추세를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10대 그룹 수출 4년 만에 반등… 전자·철강·화학이 이끌었다
입력 2017-07-31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