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여러분, 올 여름휴가는 최대 10일까지 보장합니다.”
최문순(사진) 강원도지사가 31일부터 8월 11일까지 10일간 여름휴가를 떠난다. 근무일 기준으로는 10일이지만 앞뒤와 중간에 끼어 있는 주말까지 합하면 총 16일의 휴가를 보내는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연차휴가를 다 쓰겠다”며 휴가 소진을 독려하고 있다지만 공직사회에서 2주 연속 여름휴가를 가는 건 전례를 찾기 힘든 사례다.
강원도는 최 지사가 장기 여름휴가를 가는 것은 휴가철마다 반복되는 공직사회의 눈치보기 문화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라고 30일 밝혔다.
공무원들은 연간 최대 21일까지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바쁜 업무와 눈치보기로 인해 휴가를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강원도청 직원들이 사용한 연차휴가는 4급 이상 6.3일, 5급 8.3일, 6급 9.7일에 불과했다.
이러한 관행을 없애기 위해 최 지사가 앞장선 것이다. 강원도는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고 여름휴가철 각지에서 피서객들이 몰려오는 시기여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예고한 대로 장기 휴가를 떠난다. 최 지사는 휴가기간에 독서를 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그는 휴가를 다녀온 뒤 행정부지사와 경제부지사도 차례로 10일씩 휴가를 가도록 하는 등 전 직원이 최대 10일까지 여름휴가를 떠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하고 있다.
도는 휴가를 자유롭게 갈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직원들이 재충전을 통해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휴가 확대를 통한 소비 진작으로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지사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연가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간부 공무원부터 솔선하는 등 다양한 시책을 발굴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도는 그동안 일과 가정 양립을 통한 근무하기 좋은 직장 만들기를 추진해 왔다. 여가문화 개선을 위한 정시 퇴근, 수·금은 홈런(HomeRun)데이 캠페인, 금요일은 청바지데이,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 시행 등을 추진하고 있다.
춘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최문순의 ‘16일’ 소신휴가… “눈치보는 관행 깨겠다”
입력 2017-07-31 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