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도발’보다 ‘사드’에 더 반발

입력 2017-07-31 05:03

중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또다시 시험발사하자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한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발사대 4기를 임시로 추가 배치하도록 지시한 것에 대한 우려 성명이 더 신속했다. 북한 미사일보다 사드 배치에 더 반발하는 모습이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9일 “북한은 유엔 결의를 준수하고 한반도 정세 긴장을 가속하지 말라”고 지적했지만 지난 4일 1차 탄도미사일 도발 때의 반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겅 대변인은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은 한국 측의 유관 행위에 대해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사드 배치는 한국의 안전 우려를 해결하지 못하며 한반도 유관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는 한·미 양측이 중국의 이익과 우려를 직시하고 배치 과정을 중단하며 설비를 철거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관영 언론도 사드에 더 매달렸다.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선택지는 제한적”이라며 “사드 배치 등 한국과 미국의 군사행동이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 안보와 이익 수호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한반도 사드 배치와 군사적 위협 강화’ ‘북한의 핵 개발로 인한 동북지역 오염’ ‘한반도 혼란 및 전쟁 발생’ 등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런 태도에 비춰 향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보다 강한 대북제재를 요구해도 중국은 원유 공급 중단 등 북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조치는 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