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꼴찌 팀서도 벤치 멤버… 멈춰 선 타격기계

입력 2017-07-30 18:47 수정 2017-07-30 21:31

한국프로야구(KBO) ‘타격기계’ 김현수(29)가 미국 메이저리그 꼴찌 팀 벤치 멤버로 전락했다. 국가대표 주전 3루수 출신인 황재균(30)도 1할대 타격에 허덕이는 등 KBO의 대표타자들이 미국에서 전혀 힘을 못쓰고 있다.

맷 클렌탁 필라델피아 필리스 단장은 30일(한국시간) 지역 방송인 CNS 필라델피아와의 인터뷰에서 “김현수를 벤치 플레이어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트 매캐닌 감독도 지역지 필리닷컴을 통해 “김현수에게 얼마나 많은 시간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것은 어려운 문제”라고 출장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김현수는 전날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됐다. 지난해 볼티모어에서 타율 0.302의 준수한 실력으로 데뷔한 김현수는 올 시즌 0.232에 그치며 지독한 2년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오른손투수를 주로 상대했지만 성적은 더 하락했다. 더욱이 지난달 주전 외야수 크리스 데이비스가 부상을 당한 뒤 8경기 연속 선발 출장 기회를 받기도 했으나 이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 6월에 타율 0.217로 시즌 성적을 밑돌았다. 김현수에 대한 구단의 신뢰는 떨어졌고 결국 트레이드로 이어졌다.

하지만 필라델피아에서도 주전으로 당장 나서기 힘든 상황이다. 필라델피아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승률 꼴찌(0.360)에 머물고 있지만 3명의 젊은 외야수가 주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애런 알테르(타율 0.294)와 닉 윌리엄스(0.306), 오두벨 에레라(0.271)는 모두 김현수보다 성적이 월등한데다 20대 초중반으로 나이도 어리다. 필라델피아는 30일 김현수를 40인 로스터에 포함시켰지만 경기에 나설 수 있는 현역 로스터(25명) 등록은 미뤘다. 김현수는 필라델피아에서도 백업으로 나오는 제한된 기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메이저리그 주전 외야수가 되기 위해선 타율 3할 이상을 치거나 수비가 월등히 좋아야 한다. 그런데 김현수는 그게 다 안된다”고 아쉬워했다.

전날 빅리그 재진입에 성공한 황재균도 메이저리거 답지 않은 경기력으로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황재균은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전에 6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샌프란시스코는 1대 2로 패했다. 황재균의 시즌 타율은 전날 0.175에서 팀내 최저인 0.159로 떨어졌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