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복 입고 사열하는 시진핑… 中 ‘건군 90주년’ 실전형 열병식

입력 2017-07-30 17:55 수정 2017-07-30 21:42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네이멍구 자치구 주르허 합동전술훈련기지에서 진행된 인민해방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전투복 차림으로 사열하고 있다. AP신화뉴시스
1만2000여명이 동원된 열병식에서는 각종 미사일과 공격형 헬기, 탱크 등 중국의 최신 무기들도 대거 등장했다. AP신화뉴시스
중국이 인민해방군 창건 90주년(8월 1일)을 기념해 실전 형식의 열병식을 30일 개최했다. 올가을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대내외에 군사력을 과시하는 한편 내부 결속을 다지는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겸 중앙군사위 주석은 전투복 차림으로 처음 1만2000여명의 병력을 사열해 눈길을 끌었다.

열병식은 오전 9시(현지시간)부터 1시간15분여 동안 아시아 최대로 알려진 네이멍구 주르허 합동전술훈련기지에서 진행됐다. 그동안 국경절(10월 1일)이나 전승절(9월 3일)에 개최되던 열병식과 달리 1949년 신중국 성립 이후 첫 건군절 기념 열병식이었다. 81년 화베이 열병식 이후 36년 만에 처음으로 천안문 밖에서 실시한 열병식이기도 하다.

시 주석 호칭도 큰 관심을 모았다. 2009년과 2015년 열병식 당시 장병들은 ‘서우장 하오(首長好·대장님 안녕하십니까)’라고 외쳤지만 이번에는 ‘주시 하오(主席好·주석님 안녕하십니까)’가 등장했다. ‘주시’는 시 주석에게만 유일하게 붙이는 호칭이어서 공고해진 1인 지배체제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최신 무기들도 대거 선보였다. 적 항공모함 타격이 가능한 잉지-83K 공대함미사일이 처음 공개됐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31AG와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중거리탄도미사일 둥펑-26, 대함탄도미사일 둥펑-21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인민해방군에 영원히 당의 지시를 따를 것을 주문하면서 “당에 강군 목표가 있고 수립된 강군 사상에 따라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닛케이신문은 시 주석이 국가주석의 임기가 만료되는 2022년 이후에도 장기 집권하기 위해 ‘당 주석제’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고 30일 보도했다. 당 주석은 마오쩌둥이 76년 사망 때까지 30년 넘게 갖고 있던 직책이다. 중국에선 당이 모든 것의 우위에 있기 때문에 당 주석제가 부활되면 사실상 최고권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집단지도체제가 자리잡은 상황에서 실제 관철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