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올 하반기 채용을 확대한다. 은행은 급여 수준이 높고 고용 조건이 안정적이다. 상대적으로 취업 기회가 적은 문과 출신 취업준비생이 선호하는 직장이다. 한국은행 등 주요 금융 공기업의 공채 필기시험이 한꺼번에 치러지는 ‘금융 A매치’는 10월 21일로 잠정 결정됐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하반기 공채에서 지난해보다 선발 인원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주요 시중은행의 하반기 공채로만 1000여명이 뽑힐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재인정부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을 계속 강조하는 데다 상반기에 은행권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된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해보다 배 늘어난 인원을 채용하겠다고 공고했다. 다음 달 28일부터 9월 22일까지 정기공채 원서를 접수한다. 우리은행은 300여명을 채용 규모로 설정했다. 지난해 1년간 뽑은 인원은 150명이었다.
다른 시중은행도 구체적 일정을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보다 규모를 늘리는 움직임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올해 채용 규모에 대해 “확대 쪽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었다. 국민은행은 전역 예정 장병 등을 대상으로 ‘KB굿잡 금융권 취업 아카데미’를 여는 등 청년 일자리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240명을 채용했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특성화고 출신 25명을 포함해 175명을 뽑았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110명, 하반기 200명을 뽑았지만 올해엔 구체적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위성호 행장이 취임하면서 공채 중심 채용 방식의 전환을 예고했지만 아직 구체적 방법이나 규모 등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공채 확대 흐름에도 불구하고 은행권 임직원 수는 계속 줄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의 지난 3월 기준 임직원 수는 5만9811명이다. 지난해 12월(6만2962명)보다 3000여명 줄었다.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희망퇴직을 하고 있고, 창구에서 온라인으로 은행 업무의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주요 금융 공기업이 일제히 필기시험을 치르는 ‘금융 A매치’는 10월 21일로 잠정 결정됐다. 한국은행은 다음 달 종합기획직 ‘신입직원 채용공고’를 낼 예정이다. 9월에 서류전형을 거쳐 10월 21일 필기시험을 치를 계획이다. 채용 규모는 미정이다. 지난해 64명을 뽑았고, 보통 60∼70명을 선발한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등도 한은 일정에 맞출 전망이다. 이들 금융 공기업은 2000년대 중반부터 관행적으로 같은 날 필기시험을 치러왔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취업門 활짝 열리는 은행… 하반기 1000여명 뽑을 듯
입력 2017-07-31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