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미국인이 아니라 역사와 사회 담당 교사들도 한국 현대사나 일반상식에 대해 잘 몰라요. 도시바가 한국인이 경영하는 회사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다니까요.”
29일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만난 한종우(55) 한국전쟁유업재단(유업재단) 이사장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그는 최근 국가보훈처 후원으로 미국 20개주 역사·사회 교사 100여명을 워싱턴으로 초청해 ‘제3회 미국 역사 및 사회 교사 콘퍼런스’를 열고 우수교사 30명을 선발했다. 그는 미국 역사교과서 제작에 참여하는 우수교사들과 함께 지난 23일 방한해 ‘유엔 참전국 교사 평화캠프’(평화캠프)를 이끌었다. 한 이사장은 800여명의 참전용사 인터뷰와 5000여점의 역사자료를 만들어 미국 교사들에게 전하는 일을 하고 있다.
“방한 중인 교사들은 한국전 참전용사 디지털 교육자료와 미국 역사 교과서 제작에 참여할 미국 초·중·고 교사 21명과 대학교수 3명, 교육심의관 2명 등입니다. 이 중에는 최대 교원단체인 NCSS의 현 회장 테리 체리, 차기 회장 티나 헤프너도 포함돼 있습니다.”
방한 교사들은 국립서울현충원과 전쟁기념관, 부산유엔참전용사묘지, 국립중앙박물관 등 역사 유적지를 돌아보고 자유와 평화를 위해 산화한 이들의 넋을 기리는 활동을 펼쳤다.
연세대 81학번인 한 이사장은 5년 전 ‘소셜 정치혁명 세대의 탄생’(부키)을 출간하기도 했다. 6박7일간의 평화캠프를 마친 그는 내년에는 ‘한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한 정부의 역할’과 ‘한국의 정보통신 기술과 지식산업’에 관한 교육자료 제작을 위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한국이 이렇게까지 발전할 것이라고 꿈에도 생각 못했던 참전용사들은 한국의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높이 평가하고 우리를 대단한 민족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미국 교과서에 기술된 6·25전쟁 부분은 너무 미흡하고 부족합니다. 베트남전쟁의 3분의 1도 안 됩니다. ‘잊혀진 전쟁(forgotten war)’이나 ‘갈등(conflict)’ 정도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한 이사장은 6·25전쟁 때 직접 참전한 미군은 모두 190만여명으로 생존자는 60만명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는 “이들의 평균 연령이 86세로 많은 분이 거동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으로 급격히 진입하고 있다”며 “앞으로 10년이 지나면 대부분 참전용사들이 사라지게 된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글·사진=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한종우 유업재단 이사장 “美 역사 교사들도 한국사 잘 몰라요”
입력 2017-07-30 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