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투자까지… 젊은 직장인들 재테크 열풍

입력 2017-07-31 05:01

3년차 직장인 김윤수(30)씨는 오는 9월부터 퇴근 후 매주 백화점을 방문할 예정이다. 모바일을 통해 온라인에서 상품을 주로 구입하는 김씨가 정기적으로 백화점에 갈 계획을 세운 것은 바로 문화센터에서 가을부터 시작하는 재테크 강좌를 수강하기 위해서다.

김씨는 “2, 3년 뒤 결혼하고 싶은데 지금 받는 월급으로는 전셋집 마련도 어려워 재테크 강의를 듣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주변 친구들도 핀테크 등 다양한 재테크를 실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재테크는 중·장년층들이 노후를 대비해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불황이 계속되면서 최근에는 젊은층까지 가세하고 있다. 실제로 교보문고의 최근 한 달간(6월 17일∼7월 16일) 재테크 도서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76.4% 늘었으며 이 가운데 30대(38.3%) 비중이 가장 높았다.

젊은이들이 재테크에 가세하면서 부동산·주식 등 전통적인 재테크 방법 외에도 그림·장난감·전자기기 등 개인의 관심사를 반영한 ‘아트테크’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작은 여윳돈으로도 온라인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그림 투자는 특히 20, 30대에게 인기다. 미술품 시장은 젊은 투자자들에 힘입어 매년 두 자릿수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재테크 고객층도 중장년층에서 20, 30대로 옮아가고 있다.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 정해진 수입 내 최대한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짠테크’ 상품은 20, 30대가 주 고객층이다. 그동안 은퇴 관련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던 은행들이 최근에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들이 투자를 위한 종잣돈을 마련할 수 있는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젊은이들이 재테크에 관심을 갖자 백화점도 이들을 타깃으로 재테크 강좌를 개설하고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30일 다양한 연령층의 재테크 수요를 반영해 ‘2017 Money Concert’ 강좌를 대폭 신설했다고 밝혔다. 특히 30대 직장인들을 위해 평일 저녁 강좌를 두 배 이상 늘렸다. 또 ‘리모델링으로 부동산 재테크’ ‘하반기 금융투자’ ‘신혼부부 실전 자산관리’를 비롯한 부동산·경매·재무설계 등 다양한 분야의 강좌를 신설했다. 재무설계비법, 그림투자, 보험 등 이색장르도 새롭게 추가됐다.

신세계백화점 권영규 문화담당은 “최근 재테크가 중·장년층의 노후대책이 아닌 젊은 연령층의 결혼준비·가계부양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직장인들이 재테크 관련 저녁 강좌, 특히 그림 등 이색 강좌 개설을 매우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글=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삽화=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