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법정에 선 것은 독립되고, 비판적인 기자라서다. 테러단체를 도와서가 아니다.” 국제언론인협회(IPI)는 26일(현지시간) 터키 기자 카드리 귀르셀이 지난 24일 자신의 테러단체 협력 혐의에 대해 법정에서 반박한 내용을 공개했다. 귀르셀을 포함한 터키 일간 줌후리예트 언론인 17명은 이번 주 극단주의 단체와 협력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줌후리예트는 1924년 창립된 터키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 신문으로 레제프 에르도안 타이이프 터키 정권에 비판적인 논조를 포기하지 않아 미운털이 박혔다. 이 신문 소속 언론인 17명은 혐의가 인정될 경우 최장 43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검찰이 제기한 혐의에는 근거가 없다면서 정권의 언론탄압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기소된 기자들은 펫훌라흐주의 테러조직(FETO) 또는 쿠르드노동자당(PKK)과 협력한 혐의를 받고 있다. FETO는 지난해 쿠데타를 벌인 배후로 지목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추종 세력이다. 귀르셀은 애플리케이션 바이록으로 FETO 소속원과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지적에 “문자와 전화 연락은 왔지만 답하지 않았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터키 일간 위리예트는 칼럼을 통해 “정부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억누르는 것이 스스로를 더 강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사설을 통해 “언론인의 역할은 대중에 정보를 주는 것”이라며 “제 역할을 했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터키는 최근 전 세계에서 언론인을 가장 심하게 탄압하는 국가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해 쿠데타가 발생한 후 언론사 173곳이 문을 닫았고 언론인 800명이 여권과 기자증을 압수당했다. 언론인보호위원회에 따르면 전 세계 수감된 기자 중 3분의 1은 터키에서 수감된 기자다. 터키 언론인들은 감옥에 있는 170명이 넘는 동료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권준협 기자
터키 일간지 기자 “내가 법정 선 것, 비판적 언론인이라서…”
입력 2017-07-28 1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