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영웅’ 김원기씨 심장마비로 별세

입력 2017-07-28 21:32

1984 LA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김원기(55·사진)씨가 27일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강원도 원주 치악산에서 아내와 산행 중 갑자기 쓰러져 119 산악구조대의 헬기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그는 1984년 LA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2㎏급에서 한쪽 눈이 퉁퉁 부어오르는 상황에서도 투혼을 발휘, 금메달을 목에 걸어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당시 금메달은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양정모(64)에 이은 대한민국 역사상 두 번째 금메달이었다. 이러한 공로로 체육훈장 중 가장 높은 등급인 청룡장을 받기도 했다.

선수생활을 마치고 보험 영업사원으로 변신했던 그는 명예퇴직 후 빚보증을 잘못 서 10억원이 넘는 빚더미에 앉아 주유소, 세차장 등에서 궂은일을 하며 생활고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2009년 늦깎이로 경희대에서 체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하면서 다시 일어섰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그는 생전 레슬링 유망주들을 돕는 데 힘써 왔다.

빈소는 서울 이대목동병원, 발인은 31일 오전 8시.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