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첫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세월호 참사 수사라인 검사들이 약진했다. 현 여권이 ‘정치검사’로 인식하는 검사들은 수사 일선에서 제외되거나 승진에서 탈락했다. 전체 검사장 보직 자리는 박근혜정부 때의 49개에서 44개로 줄었다.
법무부는 27일 검사장 이상 간부 36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다음달 1일자로 단행했다. 법무부는 “검찰 지휘부를 개편해 조직의 기강과 분위기를 새롭게 하고, 검찰 개혁 및 부패사범 척결이라는 당면 과제들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로 지난 정부 시절의 법무·검찰 지휘부는 완전히 교체됐다. 사실상 청와대가 주도한 인사로 평가된다.
공석으로 있던 고검장급 5자리에는 사법연수원 19기 2명과 20기 3명이 승진 임명됐다. 문무일(56·18기)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19∼20기가 수뇌부를 구성한다.
조은석(52·19기)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서울과 인천·수원·의정부·춘천지검을 모두 관할하는 서울고검장에 올랐다. 그는 2014년 대검 형사부장으로서 해양경찰의 세월호 구조 부실 수사를 지휘했다. 당시 적용 법리·처벌 수위 문제를 놓고 청와대·법무부와 입장차를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의 별’이라 불리는 검사장에는 22기 3명과 23기 9명 등 모두 12명이 신규 진입했다. 23기 중에는 윤석열(57)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5월 발탁 인사로 먼저 검사장이 됐다. 서울중앙지검 이동열(51·22기) 3차장과 이정회(51·23기) 2차장은 각각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대검 과학수사부장으로 승진했다. 목포지청장 재직 시 세월호 검·경 합동수사본부장을 맡았던 이성윤(55·23기) 서울고검 검사는 대검 형사부장으로 승진 발령됐다. 이영주(50·22기) 신임 춘천지검장은 검찰 역사에서 두 번째 여성 검사장에 올랐다.
‘정윤회 문건’ 수사팀장이었던 유상범(51·21기) 광주고검 차장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정치권에서 ‘우병우 사단’이라고 공격했던 김기동(53·21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장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옮기게 돼 수사지휘 보직에서 빠졌다. 박근혜정부 청와대에 파견근무했던 23기 검사들도 모두 고배를 마셨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세월호 수사팀 약진, 정치검사 일선 퇴진…檢, 쇄신 인사
입력 2017-07-28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