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엔 과자만 줘도 아이들 몰려와 쉽게 전도

입력 2017-07-28 00:00
시대별 어린이전도협회 새소식반의 모습. 위에서부터 60년대 70년대 2010년대다. 새소식반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어린이들을 가정에 모아 복음을 전하고 가까운 교회로 인도하는 전도 프로그램이다. 어린이전도협회 제공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어린이 전문 선교기관인 어린이전도협회(대표 서영석 목사)가 올해로 설립 60주년을 맞았다. 협회는 다음 달 14일부터 나흘간 ‘복음으로 어린이를’을 주제로 충남 천안시 백석대에서 어린이 사역 콘퍼런스와 60주년 기념대회를 연다고 27일 밝혔다.

협회는 1957년 “이 작은 자 중의 하나라도 잃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니라”(마 18:14)는 말씀을 바탕으로 런시 포드 여사에 의해 시작됐다. 대표적 프로그램인 ‘새소식반’은 협회의 얼굴이다. 1960년부터 시작된 새소식반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어린이들을 가정에 모아 복음을 전하고 가까운 교회로 인도하는 전도 프로그램이다. 새소식반은 50여년 간 한국교회 어린이 전도 역사와 함께 해왔다.

강갑중(71) 전 대표는 전화 인터뷰에서 “1970∼80년대는 한국교회 전체가 부흥기였다. 당시는 길거리에서 과자만 나눠줘도 아이들이 몰려왔다”며 “매주 20명씩은 기본으로 전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1969년부터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에서 새소식반 교사로 사역했다.

강 전 대표는 10대 때 척추결핵으로 허리가 불편해져 주로 방 안에서 생활해야 했다. 동생들이 다녔던 교회 목사가 심방을 오면서 “가정에 아이를 모아 가르치라”고 권유하며 새소식반을 시작했다.

그는 “교회 내 어린이 전도 방법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던 당시엔 협회가 알려준 찬송과 율동이 전도에 많은 도움이 됐다”며 “아이들도 참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강 전 대표는 92년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새소식반 프로그램을 전하는 역할을 맡았다.

2000년대 들어 아이들은 학원을 가거나 집 안에서 컴퓨터 게임에 몰두했다. 동네 놀이터에서 아이를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2002년부터 새소식반 교사로 사역한 정미영(52·여)씨는 ‘새소식반에 아이를 한 명도 못 데리고 오면 어떡하나’ 하며 조마조마할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정씨는 “기저귀도 떼지 않은 아이 한 명을 데리고 찬송가를 부르며 새소식반을 진행할 때도 있었다”며 “둘째 아들이 반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야 비로소 새소식반에 아이들 웃음이 들렸다”고 말했다.

2010년대에는 ‘반기독교’ 정서와 싸워야 했다. 2014년부터 새소식반 교사로 사역한 박말숙(49·여)씨는 학부모들로부터 “내 아이에게 왜 전도하느냐”며 항의를 받았다. 학부모들은 박씨 모습을 촬영하며 경찰에 신고까지 했다. 아이들이 “선생님의 강요는 없었다”고 진술하고서야 경찰은 “종교의 자유가 있기에 그만 두게 할 방법이 없다”며 돌아갔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30만명을 넘던 협회의 전도 어린이 수는 2014년부터 20만명 후반대로 떨어졌다. 협회 해외사역부장인 박주동 목사는 “장년 성도들은 10대 복음화율이 3%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어린이 전도를 위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협회는 29만4061명의 어린이에게 복음을 전했고 이중 12만6764명의 어린이가 복음을 영접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